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겨울

송정희2017.01.03 18:41조회 수 14댓글 1

    • 글자 크기

겨울


봄은 오긴 오려나

지난 겨울속에서 까칠한 나목이 안스러웠는데

봄은 오고 나목은 다시 옷을 입었습니다


그 나목이 살을 찌우고 가지가 더 뻗으며

짧은 봄이 지났죠

봄비가 내리던 날 내님은 그 나무밑에서 웃고 있었습니다


골마루 구석에 빗물 받아두는 플라스틱통이

혹시 녹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의 폭염은

왜 봄처럼 빨리 지나가지 않는지

야속한 여름은 길기도 했습니다


소리없이 가을이 오고

풍성했던 나의 정원도 열매와 씨를 맺으며

스러져 갔습니다

쉼의 계절을 위해


푸르렀던 나무들이 다시 옷을 벗으며 겨울이 되었네요

꽃과 나무는 제 할일들을 다 마쳤는데 

난 나의 계절을 잘 마치고 이 겨울을 맞는지 돌이켜 봅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자연에 대한 관조와

    삶에 대한 반성이 잔잔히 녹아 있는 가작이네요.


    '빗물받이 플라스틱 통이 녹을 정도의 더위'

    지난 여름의 더위가 실감나는 표현이네요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문우인거 아시죠?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16 에보니 2016.11.01 48
415 에보니 (1) 2016.10.27 17
414 에보니밥 2018.09.11 6
413 에보니와 길고양이 2017.05.31 17
412 에보니의 가출소동 2018.11.18 18
411 에스더언니 2019.04.30 21
410 에스페란토2 2017.08.24 25
409 여름밤 2019.08.12 14
408 여름비 2019.08.19 14
407 여름소나기가 주는 환상 2019.06.21 16
406 여름은 무지개 빛 2019.06.18 13
405 여름의 끝자락에서 2019.08.31 22
404 여름이 갈때 2019.08.30 11
403 여성난1 2018.01.09 36
402 여전히 비1 2019.02.23 23
401 여행 2018.09.07 7
400 역사속으로 되돌려 보낸 5월1 2019.06.02 20
399 역전앞 지하다방에서3 2020.02.24 29
398 열무국수 2018.07.07 8
397 염색 2019.01.20 14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