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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平床)/반칠환

이한기2024.06.24 07:36조회 수 28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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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平床)

                      반칠환

 

얘들아, 저녁 먹자

등잔불 끄고 평상으로

나오너라

허기진 나는

꿩에 병아리처럼

튀어나가고

암탉 같은 엄마는

양푼 그득

수제빌 안고 온다

니째 성, 모깃불에

풀 한 뭇 더 얹고

다담 바른 누나가

숟가락 쥐어줄

새도 없이

아이 내구어―

아이 내궈

식구들 둥글게 모여

수제빌 먹는다

하아, 개복상낭구에

걸렸던

애호박이 맛있구나

  

식구들 모두

부른 배 내어놓고

평상에 누우면

나도 볼록한

조롱박 배를 두드리며

누나 팔베개 고쳐 벤다

소 없는 외양간 우에

박꽃이 환하구나

으음, 박꽃!

박꽃? 꽃밭!

밭두렁!

렁? 렁?

나는 말꼬릴 잇지 못해

발을 구르고

누나는 깔깔대며

내 코를ㅍ비튼다

누가 밤 하늘에

옥수수알을 뿌려놨으까

까막새가 다 줘 먹는 걸

보지 못하고

나는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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