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푸른 오월/노천명

이한기2024.05.20 09:20조회 수 14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img.png 

       

              푸른 오월/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우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 우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구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기인 담을 끼고 외따른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순이 뻗어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혼잎나물

적갈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오월에 잘 어울리는

감각적인 작품이다.

특히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생동하는

오월의 푸르른 추억을

한폭씩 갖고 살아갈 것이다.

이 산 저산에서 뻐꾸기 울고,

가끔씩 장끼들의 울음소리

나른한 오수를 자극한다.

어디 그뿐인가? 

산비둘기 구구 소리, 향긋한

꽃가루에 묻어 오는 솔향기,

아카시아꽃 꿀냄새, 찔레꽃

아래 통실통실 여물어 가는

찔레순 상긋한 맛....

밤이면 귀가 따갑도록

울어대는

억머구리, 개구리 소리...

어린아이 눈망울빛 별들이

쏟아지져서 영혼을 맑게

하던 산천의 오월......

흑백 사진속의 그 오월은

오늘 보다 왜 더

찬란했을까?*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0 이외순 회원님의 감나무와 텃밭 구경하세요 관리자 2024.04.14 12
339 강설江雪/유종원柳宗元 이한기 2024.01.26 36
338 다산(茶山) 정약용의 노년유정심서(老年有情心書) 관리자 2023.11.21 40
337 죽음을 향한 존재(Sein-zum-Tode)-철학적 계절, 12 관리자 2023.12.05 12
336 지금 읽으면 좋은 봄 시 관리자 2024.03.27 7
335 작은 천국 관리자 2024.05.05 11
334 4月은 道德經 4장 이한기 2024.04.02 12
333 ‘주주들 난리 났다’ 테슬라 최신 자율주행, 상상 초월 근황 관리자 2024.04.14 5
332 처칠, 영국수상의 유머 관리자 2024.03.27 11
331 시(詩) / 유옹 송창재 이한기 2024.05.06 19
330 이정무 이정자 문우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관리자 2024.05.24 6
329 회원 여러분 가능하시면 웹싸이트에 마련된 각자의 글방에 자작글을 올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리자 2024.04.14 10
328 "어머니의 날" 제정의 유래 관리자 2024.05.15 9
327 임기정 수작 업로드 완성 keyjohn 2015.06.26 110
326 감정(感情) 관리자 2024.05.02 5
325 아내와 나 사이 - 이 생진- 관리자 2024.05.02 6
324 '오씨 집안에 시집간 딸에게 시를 보내다 관리자 2024.05.05 7
323 마음(心) 일별一瞥 이한기 2024.02.26 34
322 My life has been the poem.... 관리자 2024.01.09 10
321 한국은 보석같은 나라였다 이한기 2024.02.18 22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29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