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어머니(15)

Jenny2016.11.01 20:30조회 수 23댓글 0

    • 글자 크기

나의 어머니(15) / 송정희

 

공설 운동장에서 운동회를 하던 날

어머닌 빨갛고 흰색의 넓은 머리띠로

내 머리를 묶으셨지요

 

양쪽 눈꼬리가 일본 무사처럼 올라갈 만큼

머리를 쫑쫑 땋아 그 꼭대기에

그 머리띠를 묶으셨지요

멀리서도 날 찾기 쉬우시려고

 

확성기로 점심시간을 알리자마자

어머니는 날 금새 찾으시고 동생들과 함께

나무 그늘에서 점심을 먹었지요

 

김밥, 삶은 밤과 계란

계주에서 1등을 한 영민이는

쌔빨게진 얼굴로 사이다를 들이키고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자랑스러우셨지요

 

나는 꼴찌만 면하려고 안간힘을 다했습니다

너무 잘뛰는 영민이와

너무 못뛰는 나

어머니께 꼴찌로 뛰는 모습 안보여드려서

너무 너무 기쁜 운동회 였지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76 브라질리안 넛 2017.06.07 91
275 뒷뜰의 새와 나 2017.06.07 17
274 착한 여자 2017.06.06 19
273 오늘같은 날 2017.06.06 24
272 부론 할머니 2017.06.05 17
271 토마스 장로님 2017.06.04 22
270 기찻길 옆에서 2017.06.04 22
269 유월 첫주 일요일 아침에 2017.06.04 15
268 불만 2017.06.03 20
267 고구마가 구워질 때 2017.06.02 16
266 배초향 2017.06.02 24
265 방안의 미나리 2017.06.02 17
264 손버릇 2017.06.02 15
263 그 아이 2017.06.02 17
262 에보니와 길고양이 2017.05.31 20
261 나의 오월은 2017.05.31 20
260 비움 2017.05.30 23
259 라클레시아 2017.05.29 48
258 반갑다 유월 2017.05.29 62
257 밀리 할머니의 죽음 2017.05.28 22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