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햇살

Jenny2016.10.27 14:41조회 수 13댓글 0

    • 글자 크기

햇살 / 송정희

 

햇살이 쏜살같이 거실 창문을 두드린다

똑똑

화분에서 자라는 개발선인장과 호야과 잎사귀를 애써 세워 햇살을 본다

어제보다 조금더 자란 잎으로 손을 흔든다

 

햇살이 환하게 웃는다

개발선인장과 호야도 웃는다

그들은 그렇게 햇살이 지붕을 넘어 뒤뜰로 갈 때까지

함께 웃고 함께 속삭인다

 

햇살이 떠나갔어도 개발선인장과 호야는

햇살이 있던 쪽을 보고 있다

저녁에도 밤에도

비가오는 아침에도 개발선인장과 호야는 기다리고있다

 

나는 화분을 돌려놓는다

햇살이 다음 날 거실 창문을 두드린다

똑똑

잠에선 깬 개발선인장과 호야는

잎사귀를 애써 돌려 햇살을 본다

돌려진 화분은 선인장과 호야의 몸을 휘여지게 만든다

오늘도 그들은 웃고 속삭인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어머니와 커피2 2017.04.30 1390
1095 하루의 끝 2018.04.13 534
1094 어느 노부부 (3) 2016.10.10 200
1093 잎꽂이 2018.08.27 169
1092 선물 2019.07.18 160
1091 약속들 2017.04.05 160
1090 조용한 오전 2020.02.01 136
1089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126
1088 1 2017.01.07 126
1087 부정맥 (4) 2016.10.10 105
1086 정월을 보내며1 2020.01.30 103
1085 세월 2016.11.01 103
1084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 2019.02.16 94
1083 3단짜리 조립식 책장1 2017.02.08 94
1082 세상에 없는것 세가지 2020.03.11 90
1081 새벽비 2017.02.15 90
1080 작은 오븐 2017.02.12 90
1079 브라질리안 넛 2017.06.07 85
1078 애팔레치안 츄레일 첫째날 2016.11.08 84
1077 땅콩국수 2016.10.27 8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