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보경이네 (8)

Jenny2016.10.27 14:05조회 수 10댓글 0

    • 글자 크기

보경이네 (8) / 송정희

 

보경이네 뒷방엔

보경이 엄마

문선이 엄마

우리엄마가 가끔씩 모여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지만

아버지들은 같이 만나 웃지도 울지도 않으셨다

우리 아버지는 공무원. 조기축구회 회장

보경이 아버지는 낚시광.

문선이 아버니는 공인중개사. 과수원 주인

 

토요일 밤이 되면 아버지 친구들이 우리집에 오셔서

밤새 마작을 하신다

방안 가득 담배연기

말도 별로 안하는 재미없는 놀이를 밤새 하신다

그래도 보경이 아버지와 문선이 아버지는 한 번도 안오신다

 

전에 살던 함석 지붕집 할아버지 사랑채에는

동네 할아버지들이 매일 모이신다

국방색 군용 담요를 펴고 화투를 치시며

소리를 지르시고, 웃으시고, 때로는 싸우시기도 하셨다

나는 화투가 마작보다 좋다

가끔 군용담요를 들춰보면 동전이 숨어있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마작놀이 담요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76 새의 언어 2019.07.18 12
375 후회 2019.11.27 47
374 추락 2016.10.10 16
373 갈바람 2016.11.15 39
372 아이들의 당부 2018.08.03 14
371 두번째 요가 클래스 2018.09.13 13
370 산책 2018.10.22 8
369 큰아이 2016.10.10 16
368 나의 아들 (5) 2016.11.15 16
367 크무즈 2018.08.03 6
366 사돈 2018.09.13 11
365 기우는 한해 2018.10.22 7
364 오늘의 소확행(8월13일) 2019.08.14 10
363 부정맥 (5) 2016.10.10 17
362 분열이 지난 뒤 2016.11.15 11
361 겨울의 흔적 2017.03.03 17
360 처음 만난 새 2017.05.19 15
359 지는 꽃 2018.08.03 11
358 봉지커피 2018.10.23 9
357 나의 외딴 섬 2019.03.13 15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