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정원 (3)

Jenny2016.10.27 13:57조회 수 8댓글 0

    • 글자 크기

나의 정원 (3) / 송정희

 

블랙베리가 잘려 제가 있던 자리에 누워있다

그늘에 가려져 있던 들깻잎들이 신세계를 본다

찬란한 햇빛과 제 키만한 봉숭아 꽃을

바람이 불어와 들깻잎과 봉숭아를 인사시킨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블랙베리 투박한 이파리는

죽음을 거부하고 빳빳하다

발로 한 번 세게 밟아준다

그만큼 위세부렸으면 되었지

들깻잎들이 어제보다 훨씬 짙은 초록이 되었다

 

지붕처마 홈통 밑으로 자라난 참외는 명당 자리를 잡은 샘이다

바닥의 흙이 안보일 정도로 넝쿨이 주변을 덮고

넝쿨사이로 참외를 달아놓고

아무것도 없는 척 나를 속인다

넓이 한 보폭 길이 열 보폭도 안되는 내 정원은

매일이 다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36 너의 이름1 2020.01.16 37
1035 여성난1 2018.01.09 36
1034 배롱나무꽃1 2017.08.18 36
1033 가을이 오는 소리2 2017.08.09 36
1032 푹 쉬었던 어제 2020.02.14 35
1031 나의 하루1 2020.01.12 35
1030 오늘의 마지막 햇살1 2018.03.23 35
1029 문학회 모임 (오월 이천일십칠년)2 2017.05.08 35
1028 난 억울하오 2020.02.27 34
1027 비의 콘서트3 2020.02.05 34
1026 비내리는 밤에1 2019.08.27 34
1025 7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4 2019.07.14 34
1024 6월 문학회를 마치고2 2018.06.17 34
1023 통역이 필요한 아침1 2017.07.19 34
1022 첫사랑 충한이 오빠 2017.05.10 34
1021 보경이네 (12) 2016.11.01 34
1020 2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 2020.02.09 33
1019 나의 새 식탁2 2017.06.21 33
1018 안개 낀 아침 2020.03.17 32
1017 8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3 2019.08.11 3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