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정원

Jenny2016.10.27 13:42조회 수 6댓글 0

    • 글자 크기

나의 정원 / 송정희

 

멕시칸 고추씨를 심었는데 겨우 싹이 두개가 나와

담벼락에 기대어 자라고 있다

심지도 않은 참외가 정원을 온통 무법자처럼 헤집고 다니며

세 개의 연둣빛 참외를 달고있다

까칠까칠한 잎은 보기에도 밉상

 

2년 전부터 정원을 지키는 흰장미를

그 억센 줄기로 죄인처럼 휘휘감고 제 맘대로 잡아당겨

언뜻보면 장미나무가 흔적도 없다

장미는 납치된 신부처럼 그 까칠한 잎의 감옥에서 울고있다

 

그뿐이 아니다 그놈의 폭정이

이제 막 꽃을 피우는 키큰 분꽃도 그 허리를 꺽이우고

그 앞의 봉숭아 줄기도 휘감겨 전쟁의 포로처럼 제 쪽으로 끌고간다

세 개의 참외 있기만 해봐라

너는 내 정원에서 추방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36 피터(Peter)1 2017.04.23 19
1035 피아노조율사 2018.05.07 19
1034 플로렌스 2018.09.14 7
1033 풍요한 삶 2018.10.29 18
1032 풍기역과 엄마 2018.08.25 16
1031 풋내1 2017.08.15 23
1030 풀장의 풍경 2019.01.16 16
1029 풀장의 동쪽 2019.07.30 16
1028 풀떼기 반찬들 2019.09.04 20
1027 푹 쉬었던 어제 2020.02.14 35
1026 폴리의 추억 2017.02.17 12
1025 폭죽놀이와 까미 2020.01.01 9
1024 폭우 2016.10.20 12
1023 포롱이의 시선 2020.01.10 17
1022 포롱이와의 산책 2019.11.08 23
1021 포롱이 2018.11.11 11
1020 퍼머를 하고 2019.01.21 14
1019 파를 안 넣고 2019.03.24 8
1018 통증 2018.09.07 4
1017 통역이 필요한 아침1 2017.07.19 34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