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어머니 (11)

Jenny2016.10.20 18:40조회 수 16댓글 0

    • 글자 크기

나의 어머니 (11) / 송정희

 

엄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그 때 내가 몇살이었는지 모르겠네요

할아버지의 사랑채 흙담이 큰 비에 무너지던 날

나는 두 동생과 그 방에서 놀고 있었고

증조 할머니는 수족을 잘 못쓰셔서 아랫목에 누워계셨지요

 

큰 소리도 없이 그 흙벽은 집 안으로 무너져

우리 삼남매에게 쏟아지던 날

어머니는 일하시다가 연락받고 달려오셨지요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서 흙더미 속에서 우리 셋을 꺼냈는데

누워계셨던 할머니가 안보이셨데요

 

아무리를 흙더미를 뒤져도 할머니는 안계셨지요

할머니는 이미 허우적대며 나오셔서

집 앞마루에서 집 앞마루에서 떨고 계시더래요

엄마가 그렇게 화내시는 모습 그 날 처음 보았습니다

당신 혼자 살겠다고 그렇게 나와 앉아있으니까 좋으시냐고

소리치며 우시던 모습을

 

엄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우리 삼남매를 햇님처럼 바라보시며

늙으신 어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어머니는 저의 영원한 햇님이십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56 비오는 아침 2020.02.12 23
1055 오늘의 소확행(2월11일) 2020.02.12 18
1054 부러우면 지는거다 2020.02.10 26
1053 카페인 끊기2 2020.02.10 43
1052 2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 2020.02.09 31
1051 오늘의 소확행(2월7일) 2020.02.07 20
1050 첫눈 2020.02.07 27
1049 싱숭생숭2 2020.02.06 28
1048 비의 콘서트3 2020.02.05 34
1047 오래된 기억들을 보내며 2020.02.05 19
1046 십년뒤에도1 2020.02.02 23
1045 2월이 부쳐 2020.02.02 17
1044 오늘의 소확행(2월1일) 2020.02.02 15
1043 조용한 오전 2020.02.01 135
1042 일월 마지막 날에 2020.01.31 23
1041 오늘 그린 그림은 2020.01.30 18
1040 정월을 보내며1 2020.01.30 101
1039 한시간 2020.01.30 16
1038 보키쌤 2020.01.30 19
1037 문병을 다녀와서 2020.01.29 19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