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치과에서

Jenny2016.10.20 09:21조회 수 25댓글 2

    • 글자 크기

치과에서 / 송정희

 

차가운 반 침대에 나는 허리를 꺽이고

봉사를 만들만큼 강한 흰 빛이 천정에 걸려

나는 차마 눈을 뜨지 못한다

 

이미 힘이 들어간 양 손은 침대 모서리를 붙들고 통사정을 한다

바스락 소리에도 내 심장은 즉각 반응하며

꼬끼리가 걷는 만큼의 무게를 내게 전한다

 

물안경같은 렌즈뒤로 네게의 눈동자가 나를 내려다본다

몇 마디의 명령으로 그들은 날 지배한다

이 전쟁터를 나는 혐오한다

 

무방비 상태인 입을 하마입 만큼 벌리고

그들은 마음대로 헤집고 쑤신다

마치 산채로 생체실험을 당하는 것 같다

심히 두렵다

제발 제발

 

강한 흰빛의 등이 꺼지고 이제는 두개의 눈동자가

물안경같은 렌즈 뒤에서 날 본다

내 잇몸에 일곱 개의 철로된 이가 심겨졌다

이러다가 로봇이 되는 것은 아닌지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치과, 생각만 해도 양손 끝에 힘이 들어 가네요

    많이도 박으셨네요

    나는 4개 박았고 또 3개 대기중입니다

  • 저는 비교적 양호하네요

    하나 박았어요(좀 야한가...)


    오 선배님 불쌍해요...!

    치과에서의 그 모진 시간을 잘견디셨네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16 한 유명 언론인의 몰락 2019.01.28 21
115 안녕 11월 2019.12.01 14
114 걱정 2019.08.15 20
113 12월 2019.12.01 20
112 눈이 온대요 2019.01.28 13
111 친구 비키네 마당 2019.12.02 15
110 해거름에 2019.01.28 16
109 느닷없이 내리는 비 2019.09.11 18
108 사랑은 있다 2019.10.19 20
107 2020.02.25 15
106 새옷 2019.01.29 13
105 오늘의 소확행(10월 18일) 2019.10.19 15
104 오늘의 소확행(2월25일) 2020.02.25 22
103 비와 눈 2019.01.29 17
102 어금니 살리기 프로젝트 2019.06.01 20
101 그리움이 찾아오는 시간 2019.04.14 11
100 그중 다행 2019.06.01 16
99 오늘의 소확행(12월4일) 2019.12.06 15
98 또다른 세상 2017.03.28 15
97 부활절 콘서트의 풍경 2019.04.14 1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