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산행 (8)

Jenny2016.10.20 09:21조회 수 10댓글 0

    • 글자 크기

산행 (8) / 송정희

 

멀리서 이상한 짐승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미 산을 넘어간 앞사람을 애써 따라가본다

신음소리가 뒤쪽에서 점점 가까워 옴으로

 

아무리 걸어도 앞사람이 안보인다

또 심장이 쿵쿵댄다

이상한 신음소리는 내 고막을 꽉 채우고

나는 숨이 가빠오기 시작한다

 

큰 나무들 사이로 앞사람이 멀리 보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더 빨리 걷는다

저 사람과 같이 있으면 괜찮을거야

뛰듯 걷는다

 

그 신음소리는 산행견의 헐떡임

주인과 나란히 산을 걷는 송아지 만한 개

혓바닥이 땅에 닿을 만큼 나와 침을 흘린다

사람보다 더 지쳐보인다

어쨋든 안심이다

개라서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56 카페인 끊기2 2020.02.10 43
1055 꽉 막힌 길2 2018.08.30 24
1054 9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2 2019.09.08 41
1053 꽃병의 육손이 백합2 2018.02.21 16
1052 참새 방앗간2 2017.08.22 32
1051 필연2 2017.06.14 25
1050 자스민이 핀 아침2 2017.03.14 21
1049 비 내리는 밤2 2019.08.02 24
1048 오늘의 소확행(6,25)1 2018.06.25 13
1047 올봄엔1 2018.03.12 16
1046 오늘의 소확행(10월24일)1 2019.10.29 20
1045 어머니와 약주1 2017.05.06 22
1044 1 2017.01.07 125
1043 그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1 2017.01.07 23
1042 오늘의 소확행(1월 마지막날)1 2019.02.01 22
1041 아침 소나기1 2019.12.09 23
1040 조간신문1 2017.02.07 21
1039 스와니 야외 공연장의 풍경1 2017.05.27 21
1038 분홍신을 신고서1 2018.05.14 17
1037 아침수영1 2019.05.16 2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