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기도 (2)

Jenny2016.10.20 09:19조회 수 11댓글 0

    • 글자 크기

기도 (2) / 송정희

 

이른 아침 눈 뜰 때

어제의 그 새울음을 듣게 하소서

그리고 간밤에 내 꿈에 다녀간 그리운 이들에게 감사하게 하소서

그 맑은 미소와 떨리는 목소리를 또 한번 들을 수 있음을

 

세수를 하고 거울 앞에서 거울 속의 보이는 이에게 감사하게 하소서

내 나이만큼 주름을 가진 그 익숙한 얼굴에게

오늘도 불평하지 말고 잘 지켜달라고 당부하게 하소서

그리고 거울 속에 보이지 않는 뒷모습도 아름답게 해달라고

 

오후의 햇살이 목덜미에 땀을 흐르게 해도

더위를 불평하지 않게 하소서

그 햇살로 평상위 작은 화분이 꽃을 피우고

빨간 루비같은 방울 토마토가 더 익을 수 있음에

 

고단한 몸을 누일 때

별들의 노래를 듣게 하소서

오늘 종일 무사했음을 감사하게 하시고

혹여 내 말로 상처받은 이가 없나 돌아보게 하시고

내 오른 손으로 왼쪽 가슴을 토닥여 자장가를 읆조리게 하소서

그리고 오늘 밤 꿈에 다시 만날 이들을 위해

이 밤 날 어여쁘게 하소서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어머니와 커피2 2017.04.30 1389
1095 하루의 끝 2018.04.13 534
1094 어느 노부부 (3) 2016.10.10 200
1093 잎꽂이 2018.08.27 169
1092 선물 2019.07.18 159
1091 약속들 2017.04.05 157
1090 조용한 오전 2020.02.01 135
1089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125
1088 1 2017.01.07 125
1087 부정맥 (4) 2016.10.10 105
1086 세월 2016.11.01 102
1085 정월을 보내며1 2020.01.30 101
1084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 2019.02.16 94
1083 3단짜리 조립식 책장1 2017.02.08 94
1082 새벽비 2017.02.15 90
1081 작은 오븐 2017.02.12 89
1080 세상에 없는것 세가지 2020.03.11 88
1079 브라질리안 넛 2017.06.07 85
1078 애팔레치안 츄레일 첫째날 2016.11.08 83
1077 땅콩국수 2016.10.27 8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