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일기

Jenny2016.10.20 09:04조회 수 9댓글 0

    • 글자 크기

일기 / 송정희

 

엇그제 일이 가물가물해서 일기를 본다

사소한 것들의 행진

그저께의 내가 오늘의 내게 눈웃음을 친다

장난꾸러기 친구처럼

 

매일 나는 일기장 속에서 나이를 먹는다

아주 조금씩 주름이 더 생기고, 시력이 흐려진다

그래서 안경을 세 개나 가져야했다

 

일기장을 열면 와글와글

첫장부터 어제 쓴 곳 안에서

반갑다 하고 아프다 하고

약속을 안지켰다 하고

투정을 한다

변명이 구차해 후딱 덥는다

 

한참 후 다시 펴보면 조용해졌다

슬그머니 미안해서 먼저 웃어준다

슬때없는 이야기도 적어준다

오늘 한 일을, 또 생각나는 일들을

그런 사소한 것들과 또 행진을 한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56 카페인 끊기2 2020.02.10 43
1055 꽉 막힌 길2 2018.08.30 24
1054 9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2 2019.09.08 42
1053 꽃병의 육손이 백합2 2018.02.21 16
1052 참새 방앗간2 2017.08.22 32
1051 필연2 2017.06.14 25
1050 자스민이 핀 아침2 2017.03.14 21
1049 비 내리는 밤2 2019.08.02 24
1048 오늘의 소확행(6,25)1 2018.06.25 13
1047 올봄엔1 2018.03.12 16
1046 오늘의 소확행(10월24일)1 2019.10.29 23
1045 어머니와 약주1 2017.05.06 22
1044 1 2017.01.07 125
1043 그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1 2017.01.07 23
1042 오늘의 소확행(1월 마지막날)1 2019.02.01 22
1041 아침 소나기1 2019.12.09 25
1040 조간신문1 2017.02.07 21
1039 스와니 야외 공연장의 풍경1 2017.05.27 21
1038 분홍신을 신고서1 2018.05.14 17
1037 아침수영1 2019.05.16 2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