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어느 노부부 (2)

Jenny2016.10.10 21:32조회 수 21댓글 0

    • 글자 크기
어느 노부부 (2) / 송정희


오르막 중간 쯤에서
할머니는 뒤 돌아보십니다
아직 그 반도 못 올라오신 바깥어르신을 
좋은 건 다 자시더니 왜 못 올라오냐고 한마디 하십니다
그 말에도 그냥 싱긋이 웃으시는 바깥어르신

소싯적 일도 아니었던 것들이
이미 일거리가 되었습니다
젊었을 적 걱정거리도 아니었던 것들이
이제는 골칫거리가 되었습니다
한달음에 오르내렸던 그 골목이
지금은 치악산보다 더 높아보입니다

오르막을 다 올라오신 노부부는 평평한 길인데도
뚝 떨어져 걸으십니다
젊었을 때는, 바깥어르신이 앞장서셨을텐데
지금은 할머니가 앞서 걸으시네요
바깥어르신은 풍을 한 번 맡으셨대요, 몇년 전에

이마에 땀을 닦으시며 할아버지는 부지런히 할머니 뒤를 따라갑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7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4 2019.07.14 34
1095 감사합니다4 2019.12.30 44
1094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25
1093 오늘의 소확행(4월19일)3 2020.04.19 52
1092 8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3 2019.08.11 32
1091 부추씨앗3 2017.03.24 16
1090 역전앞 지하다방에서3 2020.02.24 27
1089 6월 문학회 모임(이천 일십 칠년)3 2017.06.13 75
1088 나의 사라는(동생에게 바치는 시)3 2017.04.08 22
1087 비의 콘서트3 2020.02.05 34
1086 에스페란토2 2017.08.24 24
1085 가을이 오는 소리2 2017.08.09 36
1084 싱숭생숭2 2020.02.06 28
1083 치과에서2 2016.10.20 25
1082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125
1081 문학회 모임 (오월 이천일십칠년)2 2017.05.08 35
1080 허리통증2 2018.09.06 17
1079 막내2 2018.03.18 15
1078 9월을 보내며2 2019.09.26 25
1077 김 쌤 힘드셨죠2 2018.10.02 2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