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어느 노부부 (2)

Jenny2016.10.10 21:32조회 수 28댓글 0

    • 글자 크기
어느 노부부 (2) / 송정희


오르막 중간 쯤에서
할머니는 뒤 돌아보십니다
아직 그 반도 못 올라오신 바깥어르신을 
좋은 건 다 자시더니 왜 못 올라오냐고 한마디 하십니다
그 말에도 그냥 싱긋이 웃으시는 바깥어르신

소싯적 일도 아니었던 것들이
이미 일거리가 되었습니다
젊었을 적 걱정거리도 아니었던 것들이
이제는 골칫거리가 되었습니다
한달음에 오르내렸던 그 골목이
지금은 치악산보다 더 높아보입니다

오르막을 다 올라오신 노부부는 평평한 길인데도
뚝 떨어져 걸으십니다
젊었을 때는, 바깥어르신이 앞장서셨을텐데
지금은 할머니가 앞서 걸으시네요
바깥어르신은 풍을 한 번 맡으셨대요, 몇년 전에

이마에 땀을 닦으시며 할아버지는 부지런히 할머니 뒤를 따라갑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56 왜 그러셨어요 2016.11.08 30
255 왜 안오셨을까 2018.10.29 17
254 외로운 밤에 2020.01.08 24
253 외삼촌 2018.06.13 16
252 외할머니의 감자전 2018.10.29 13
251 요가 클래스 2019.12.13 14
250 요가 클래스 첫날 2018.09.12 15
249 요가클래스 2018.10.31 14
248 요리하실래요 2016.11.08 12
247 요통 2019.11.08 26
246 욕심 2017.02.17 23
245 욕심 2019.11.17 17
244 용서하소서 2019.12.20 16
243 우리 2019.04.22 19
242 우리 다시1 2017.09.08 20
241 우리들의 잔치 2016.11.15 87
240 우리의 세상 2020.01.04 20
239 우울한 아침 2018.12.12 10
238 우울한 아침 2017.03.03 23
237 운동가는 길에 2019.07.20 23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