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어머니 (1)

Jenny2016.10.10 21:25조회 수 22댓글 0

    • 글자 크기
나의 어머니 (1) / 송정희 


누가 깨우듯 이른 새벽에 잠이 깨어
전화기를 찾아 시간을 확인하고 한국에 계신 어머니께
카톡으로 전화를 한다

치매가 시작되신 어머니에게
멀리있는 딸이 할 수 있는 변명같은 효도
0.1초 늦게 어머니는 내 목소리를 들으시고
0.1초 늦게 나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치 술래잡기를 하는 듯 하다
술래잡기가 끝나면 통화시간 1분 27초 라고 뜬다

엄마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두달에 한번씩 초콜릿,사탕,과자를 보내드리면 
딸이 보냈다고 자랑하시면 경로당 어른들과 나누어 드셨다고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셨다
그런 나의 어머니는 어제 우리가 했던 이야기는 기억하시지 못하시면서

엄마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기억속에 저는 꼭 나는 남겨두십시오
하지 말라는 결혼을 했고
가지 말라는 타국으로 오고
그래도 저는 어머니의 기억속에서 살고 싶습니다
평생 남편을 이겨보지 못하시고
평생 자식 셋을 이겨보지 못하신 나의 어머니

또 다시 내가 태어날 수 있다면
어머니의 엄마로 태어나
어머니를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나의 어머니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76 낙엽되는 작두콩잎들 2019.08.22 9
875 영화"노인들" 2019.08.22 22
874 오늘의 소확행(8월21일) 2019.08.22 8
873 바람의 기억 2019.08.21 17
872 아 여름이여 2019.08.20 19
871 아침 요가클라스 2019.08.20 11
870 불면의 밤 2019.08.19 19
869 여름비 2019.08.19 14
868 혼자 먹는 스파게티 2019.08.18 19
867 아쉬운 팔월이여 2019.08.18 13
866 한여름의 하루 2019.08.18 14
865 오늘의 소확행(8월16일) 2019.08.17 19
864 녀석들과의 저녁산책 2019.08.16 15
863 걱정 2019.08.15 20
862 선물같은 아침 2019.08.15 14
861 저녁비 2019.08.14 14
860 무지개 너머에 2019.08.14 10
859 비온 뒤의 아침 2019.08.14 14
858 오늘의 소확행(8월13일) 2019.08.14 10
857 나의 바다 2019.08.13 16
이전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