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선 잠을 깨어

Jenny2016.10.10 21:24조회 수 43댓글 0

    • 글자 크기
선 잠을 깨어 / 송정희

비바람이 슬쩍 아침을 데려오더니
선 잠 깨워놓고, 친구 하잔다.
반 쯤 열어놓은 창문으로 햇살대신 축축한 바람이 들어와
자꾸만 눈짓을 한다

선명하던 꿈이 꽃잎처럼 흩어져
사라진 것이 못내 서운해
자꾸 귀찮게 하는 바람을 손 내저으며 쫓아보려하지만
그는 들어왔던 창문 살을 붙들고 안나가려 애쓴다

조각나버린 꿈을 붙잡으려 다시 눈을 감아보는데
창문에 붙어있던 바람이 휘파람을 분다

서늘한 바람을 몰아내고 반쯤 열렸던 창문을 소리내어 닫으며
돌아누워도 난 꿈속에 님을 다시 만날 수가 없다. 
날 보고 웃었는지 말을 건냈는지
내 어깨를 안았는지 아무것도 기억할 수가 없다

선잠을 깨운 바람은 아직 창밖에서
문 열어 달라는 손짓을 하고 있다
오래된 연인처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어머니와 커피2 2017.04.30 1390
1095 하루의 끝 2018.04.13 534
1094 어느 노부부 (3) 2016.10.10 200
1093 잎꽂이 2018.08.27 169
1092 약속들 2017.04.05 160
1091 선물 2019.07.18 159
1090 조용한 오전 2020.02.01 135
1089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126
1088 1 2017.01.07 125
1087 부정맥 (4) 2016.10.10 105
1086 세월 2016.11.01 102
1085 정월을 보내며1 2020.01.30 101
1084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 2019.02.16 94
1083 3단짜리 조립식 책장1 2017.02.08 94
1082 세상에 없는것 세가지 2020.03.11 90
1081 새벽비 2017.02.15 90
1080 작은 오븐 2017.02.12 90
1079 브라질리안 넛 2017.06.07 85
1078 애팔레치안 츄레일 첫째날 2016.11.08 84
1077 땅콩국수 2016.10.27 8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