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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과의 차 한 잔 ⑤ ‘불가능’의 詩學을 탐구하는 시인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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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라야마 부시코’에서 노파 역의 배우는
돌절구에 이빨을 부딪치는 연기를 하는데,
실제로 두세 개를 부러뜨렸다 해요. 저처럼 겁 많은 사람은
예술 안 하면 안 했지, 그런 거 못 해요.
이런 게 예술가와 딴따라의 차이일 거예요.
예술, 자신의 전 생애를 거는 것!〉(10쪽)
《불화하는 말들》
〈한 편의 시는 한 편의 인생 쓰기예요.
잘 쓰는 게 잘 사는 거지요.〉(78쪽)
아포리즘 형식의 시론집 《무한화서》(2015)에 이런 구절
〈시는 말하는 게 아니라, 말을 숨기는 거예요.
혹은 숨김으로써 말하는 거예요.
슬픔을 감추는 것이 슬픔이에요.〉(95쪽)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십 분간 쉴 때,
흘러간 뽕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잡지나 뒤적이다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 모금 마시는데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가 출렁거려 불에 데인 듯 뜨거워도,
한사코 버스를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가쁜 숨 몰아쉬며 자리에 앉으니,
회청색 여름 양복은 온통 커피 얼룩.
화끈거리는 손등 손바닥으로 쓸며,
바닥에 남은 커피 입 안에 털어 넣었다.
그렇게 소중했던가,
그냥 두고 올 생각 왜 못했던가.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삶 깨기 전에는 삶은 꿈이다.
-이성복의 ‘그렇게 소중했던가’ 전문
2024년 1월 2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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