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 이성복-

관리자2024.01.02 19:12조회 수 17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 이 성복-

 

 아무도 믿지 않는 허술한 기다림의 세월 

순간순간 죄는 색깔을 바꾸었지만 

우리는 알아채지 못했다 

 

아무도 믿지 않는 허술한 기다림의 세월 

아파트의 기저귀가 壽衣처럼 바람에 날릴 때 

때로 우리 머릿 속의 흔들리기도 하던 그네,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아파트의 기저귀가 壽衣처럼 바람에 날릴 때 

길바닥 돌 틈의 풀은 목이 마르고 

풀은 草綠의 고향으로 손 흔들며 가고 

먼지 바람이 길 위를 휩쓸었다 풀은 몹시 목이 마르고 

 

먼지 바람이 길 위를 휩쓸었다 황황히, 

가슴 조이며 아이들은 도시로 가고 

지친 사내들은 처진 어깨로 돌아오고 

지금 빛이 안드는 골방에서 창녀들은 손금을 볼지 모른다 

 

아무도 믿지 않는 허술한 기다림의 세월 

물 밑 송사리떼는 말이 없고,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2024년 1월 2일 화요일

 

 

 

 

 

    • 글자 크기
[하이쿠}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 순간이라는 걸 모르다니! (by 관리자) 호국영웅 (by 이한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7 꽃길의 동행 - 고천 김현성 관리자 2024.02.21 18
336 볼리비아 여행지에서... - 이 외순- 관리자 2024.02.11 18
335 풀꽃 1, 외 - 나태주 시인 관리자 2024.01.14 18
334 [나의 현대사 보물] 김병익 평론가-‘우리 사회는 앞으로 어느 쪽을 지향해야 할 것인가’ 시대적 고민이 '문학과 지성' 으로 이어져 관리자 2024.01.01 18
333 최고의 인생/나태주 이한기 2024.05.23 17
332 남편이 지켜야 할 27훈 이한기 2024.05.23 17
331 사유(思惟)의 시간 이한기 2024.05.19 17
330 다름을 존중하기 이한기 2024.04.19 17
329 Happy Runner's Marathon Club on 040724 관리자 2024.04.08 17
328 꼭 이겨야 되는 싸움 5가지 이한기 2024.03.14 17
327 그때 그 약속/김맹도 이한기 2024.02.25 17
326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 관리자 2024.02.16 17
325 [신간] 하상욱 단편시집 '서울 보통 시' 관리자 2024.01.31 17
324 거리에 소리 없이 비 내리네 - 아르띄르 랭보- 관리자 2024.01.09 17
323 [하이쿠}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 순간이라는 걸 모르다니! 관리자 2024.01.08 17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 이성복- 관리자 2024.01.02 17
321 호국영웅 이한기 2024.05.25 16
320 하이쿠(俳句, 배구) 감상 이한기 2024.05.29 16
319 노자 도덕경 12장 이한기 2024.05.25 16
318 여섯 가지 도둑 이한기 2024.05.28 16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30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