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웰빙 - 한 백양- : 신춘문예 - 시 [2024 신년기획]

관리자2024.01.02 18:58조회 수 9댓글 0

    • 글자 크기

https://m.segye.com/view/20231218518189

 

기사의 원본을 읽으시려면 위의 링크를 클릭하셔서 읽으시면 됩니다

지난 2022년도에 다녀가신 유성호 문학 평론가님과

안도현님의 심사평이 있습니다

 

 

 

 

 

웰빙

 

-한 백양-

 

힘들다는 걸 들켰을 때

고추를 찧는 방망이처럼
눈가의 벌건 자국을 휘두르는 편이다

너무 좋은 옷은 사지 말 것
부모의 당부가 이해될 무렵임에도
나는 부모가 되질 못하고

점집이 된 동네 카페에선
어깨를 굽히고 다니란 말을 듣는다

네 어깨에 누가 앉게 하지 말고
그러나 이미 앉은 사람을
박대할 수 없으니까
한동안 복숭아는 포기할 것

원래 복숭아를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 누구에게 잘하진 못한다

나는 요즘 희망을 앓는다

내일은 국물 요리를 먹을 거고
배가 출렁일 때마다
생각해야 한다는 걸 잊을 거고

옷을 사러 갔다가

옷도 나도
서로에게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잔뜩 칭찬을 듣는 것

가끔은 진짜로
진짜 칭찬을 듣고 싶다

횡단보도 앞 노인의 짐을 들어주고
쉴 새 없이 말을 속삭일 때마다
내 어깨는 더욱 비좁아져서

부모가 종종 전화를 한다 밥 먹었냐고

밥 먹은 나를 재촉하는 부모에게
부모 없이도 행복하다는 걸 설명하곤 한다

 

 

 

2024년 1월 2일 화요일

 

 

 

 

 

    • 글자 크기
갑진년 서두 시-희망에는 신의 물방울이 들어있다, 문의 마을에 가서, 여름 가고 여름 (by 관리자) 가을 무덤 祭亡妹歌(제망매가) - 기 형도- (by 관리자)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0 [나태주의 풀꽃 편지] 오래 살아남기 위하여 관리자 2024.04.18 9
179 [축시] 겹경사 - 효천 윤정오 관리자 2024.04.04 9
178 인정人情/왕유王維 이한기 2024.04.07 9
177 마음의 길 관리자 2024.03.14 9
176 우루과이의 한 교회당 벽에 적혀 있는 글 관리자 2024.03.03 9
175 Happy Valentin's Day ! 반달 - 정연복- 송원 2024.02.14 9
174 The $105 Trillion World Economy 관리자 2024.02.13 9
173 함께라서 행복하다 - 이 강흥- 관리자 2024.02.13 9
172 그리움으로 피고, 지고.. 관리자 2024.02.09 9
171 두번은 없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송원 2024.02.04 9
170 향수 - 정지용- 관리자 2024.02.03 9
169 한국어로 말하니 영어로 바로 통역… 외국인과 통화 벽 사라져 관리자 2024.01.20 9
168 이 나라가 한국 라면에 푹 빠졌다고?…수출국 3위로 떠올라 관리자 2024.01.18 9
167 좋은 사람 관리자 2024.01.18 9
166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밤 두톨에서 영글었다 관리자 2024.01.16 9
165 갑진년 서두 시-희망에는 신의 물방울이 들어있다, 문의 마을에 가서, 여름 가고 여름 관리자 2024.01.14 9
웰빙 - 한 백양- : 신춘문예 - 시 [2024 신년기획] 관리자 2024.01.02 9
163 가을 무덤 祭亡妹歌(제망매가) - 기 형도- 관리자 2024.01.02 9
162 입속의 검은 잎 - 기형도- 관리자 2024.01.02 9
161 12월엔.... 송원 2023.12.21 9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9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