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마실
淸風軒
눈이 뜨여져 기지개를 켜고
몸을 이리저리 뒤척인다
정신을 차려 잠자리 걷고 일어나
입안을 헹구고 물 한 잔 씹어
먹는다
정신이 맑고 호흡함을 감사한다
동이 트려는 고요한 새벽의
끝자락
주섬주섬 채비를 하고
새벽 마실을 나선다
어릴 적 나의 할아버지처럼
상쾌(爽快)한 새벽 공기를
한 껏 들이마시고 내쉬길
거듭한다
목운동 겸 하늘의 정기(精氣)를
받으려
고개를 젖혀 하늘을 휘휘
둘러본다
지난 밤 Atlanta의하늘을
수(繡)놓았던 뭇 별들은 밤새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서녘엔 날마다 얼굴을 달리하는
달, 동녘엔 새날이 열림을 알리는
샛별이 하늘의 영험(靈驗)한
정기를 내려준다
밤사이 굳었던 근육을 풀어준다
철석철석 분수(噴水) 소리
들으며 연못가를 한 동안 거닌다
해 오르니 새벽 마실은 아침
마실로 향한다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3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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