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Douglasville의 추억

keyjohn2016.06.13 10:20조회 수 71댓글 4

    • 글자 크기

차태현은' 2차선 도로'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노래했지만,

나는 Douglasville로 가는 2차선 도로에서

약속시간 늦은 연인처럼 조바심을 냈다.


주방일에 삼매경인 안주인과

보조를 자처한 선배들의 뒷모습 사이로

바깥주인의 다듬어진 콧수염과 미소가 만든 하트가

내 조바심을 안심 모드로 바꿔주었다.


1년된 묵은지에 햄 콤보 레시피를 개발한 선배는

눈에 띠게 날씬해져 반가웠고


제발로 적극 회원가입한 신입회원은

제발 오래 우리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맘 간절했다.

비록 우리의 문학적 소양이나 성과가

그녀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하더라도....


어쩌면 그녀의 순탄치 않았던 행로가

우리의 작은 결격사유나 부족함도

기꺼히 보듬어 줄거라는 근거없는 신뢰는

순전히 그녀의 순박한 웃음의 산물이다.


무궁화 네개짜리 호텔 한정식 집에 준하는

음식에 호사를 누리면서도

키모테라피 중인 선배와

생업의 쇠사슬로 자유롭지 못한 그리고

피붙이와 여행중인 불참자들의 안부가 궁금하고

허전한 것은

심수봉의 '사랑보다 더 슬픈 정'때문이리라.


나에게는 다루기에  너무나 버거운 조국이나 6.25를

노래한 선배들의 작품은 숙연함을,

존재론적인 아픔을 노래한 교목출신 선배의 작품은

'지금 이곳'이 나의 존재함을 확인 하는  이정표임을,

여성 트리오의 하모니에 실린 '매기의 추억'은

격식이나 대단한 투자 없이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는 증거로 충분했다.


선배의 노고와 시간의 결실  '마음의 풍경'과

헤이즐넛 한잔을 챙겨들고 오는 귀가길


몇 시간의  외유는

"틈만 나면 나갈 궁리한다"는 아내의 힐책도

 아련히 그리운  투정으로 만들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4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2 염장3 2017.09.07 150
141 연선, 텔로미어를 위하여1 2020.01.13 301
140 연말 기억정산 파티 2017.12.23 40
139 연극이 끝난 후4 2021.11.18 38
138 여름 편지13 2022.07.21 113
137 애틀랜타 별곡(1)10 2022.06.05 66
136 애틀란타 연가3 2019.12.29 50
135 알러지7 2020.08.26 75
134 안착1 2018.01.02 39
133 아침 2018.07.20 43
132 아비의 이름으로2 2020.06.09 43
131 아마도 빗물이겠지 2016.01.08 59
130 아름다운 사람7 2021.10.13 58
129 아름다운 간격 2017.09.02 106
128 아! 나의 형5 2020.05.05 79
127 식구4 2021.10.10 33
126 시작 그리고4 2015.02.12 148
125 시신 단장사5 2017.05.05 56
124 시름의 크기2 2017.09.27 49
123 스모키 마운틴 기행5 2017.02.05 58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