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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Tybee Island

석정헌2015.12.26 09:05조회 수 117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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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ybee Island


                     석정헌


아기 예수의 탄일 

무섭게 비가 퍼붓는다

줄기차게 내리는 빗속을 뚫고

다섯시간을 내리 달려 도착한 바다

온통 안개에 묻혀

하늘도 바다도 모래사장까지 하얗다

돌아버린 세월에

길가 꽃밭엔 장미와 유도화 꽃을 피웠고

한여름인양 반소매 샤츠

읏통 벗어제낀 근육남들

간간이 보이는 비키니 수영복의 여인들

팔각 지붕 누각의 웅장함은

지금 까지 내가본중 가장 컸고

출렁이는 바다에 드리운 낚시

내려다본 바다 

파도 소리에 어지럽기만 하다


보드라운 모래사장 한켠

지금은 쓰지않는 Life Guard 대기소

풀어헤친 보따리

하얀밥에 잘익은 김치

양념된 깻잎 습기에 눅눅해진 구운김

배고픔이 진수성찬된 늦은 점심

숨어서 마신 고량주 몇잔에

세상을 다얻은 것 같았고

돌아오는 차안 세상사는 이야기

폭소를 터트리고

뚜껑없는 냄비에 끓인 라면 안주 삼아 마신

남은 고량주에 취해 들린 노랫방

크리스마스는 간곳없고 

남은 것은 긴 휴일일뿐

죄송한 마음 하늘에 뻗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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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저도 바다가 그리울 때 가는 곳이 타이비 입니다.

    독이 있다는 꽃이 유도환가요?

    숨어서 드신 고량주-아마 님의 건강을 고려한 가족들의 애정어린 독설이 두려워서 였으리라 짐작이 가며

    눅눅해진 김이랑 맛깔스러운 김치에 겯들인 흰쌀밥....제가  동참한 듯 리얼합니다


    사춘기 이후 한번도 신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저의 고해성사를

    둘째 연 마지막 몇 행이 대변하는 듯해 짜릿했습니다..

    '예술은 집을 떠나지 않고 즐기는 여행'이라는 말은 맞아요.

     


    즐감!!!

  • 석정헌글쓴이
    2015.12.26 13:28 댓글추천 0비추천 0

    예 그 유도화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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