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래된 연인

keyjohn2015.09.30 11:10조회 수 78댓글 2

    • 글자 크기

사흘이던가 나흘이던가
비가 만물을 적실 즈음
내 사지와 생각에 연결된 촉수에도 혼선이 왔다.

.
비오는 날엔
나를 잠시 쉬게 해도 좋았다.


삶에 대한 의무도 잠시 보류하고
아슬 아슬하게 유지되는 관계도 소 닭 쳐다보듯 방치하고
자식들 처세도 노심초사 버젼에서
켓세라세라 버젼으로 돌려 좋았다.


침묵과 게으름,

내려놓음으로 일관된 사흘짜리 휴가에
몸과 정신에 쉼표 세례...


오늘은 베시시 햇살이
구름을 제치고 얼굴을 내밀더니
내 촉수를 툭친다.


일상으로 돌아온 센서는
갖은 의무의 리스트를 눈앞에 내민다.


계산해야 하고
그들을 만나 딜을 해야하고
설명없이 제 길을 가고 있는 아이들의 고삐도
이리 저리 당겨야 한다.


그리웠지만 만나면 지겨워지는 햇살은

오래된 연인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오랫만에 햇빛을 보내요

    다 잊고 다버리고 산다 생각했는데

    바쁜 일상에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keyjohn글쓴이
    2015.9.30 14:19 댓글추천 0비추천 0

    '다  버리고 다 잊고'는 가슴에 뗏장 얹기전에는 어렵다고 사료되옵니다.

    늦더위에 에어콘 바람이 아주 기분 좋네요

    저녁에 엘에이 핏네스에서 멋진 몸매보는 재미,

    칙필레 샐러드 한입 넣고 어구적 거리기,

    낼 아침 검정깨 바나나함께 만든 스무디 먹기...

    생각해보니 행복한 일도 제법 많네요.

    선배님도 흐믓한 오후 되시길...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62 우회2 2017.04.06 52
161 수치1 2017.04.12 50
160 가면1 2017.04.22 48
159 노스탤지어2 2017.04.29 3616
158 정답은 없다5 2017.05.04 55
157 시신 단장사5 2017.05.05 56
156 메사추세츠9 2017.06.12 79
155 조셉씨 유감2 2017.06.13 50
154 Dear Jim2 2017.06.15 53
153 봉선화 연정1 2017.06.17 45
152 Father's Day1 2017.06.19 48
151 7080 콘서트3 2017.06.23 64
150 순자는 옳다 2017.07.01 57
149 미국사는 죄3 2017.07.07 68
148 편지 2017.07.10 64
147 LA Fitness 2017.07.15 69
146 블랙베리 과수원1 2017.07.18 93
145 떡으로 부터 단상2 2017.08.02 62
144 잘가요 제니퍼6 2017.08.21 63
143 담배2 2017.08.25 66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