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하이랜드

석정헌2022.04.30 09:59조회 수 26댓글 2

    • 글자 크기

    

    하이랜드


          석정헌


깊은 산중

익숙지 못한 잠자리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에 깬 잠

이리저리 뒤척이다 

살짜기 일어나

차 한잔 양손으로 웅켜잡고

내다본 창밖

아직도 새벽 공기는 차가운데

약한비는 끊어질 듯 솔솔 내리고

차향에 섞인 비 냄새

깊이 들이 마신다


무심코 집어든 손때묻은 철지난 잡지

확 끼치는 글 냄새

허공이 치밀해지고

살갗이 따갑도록

향기가 달려든다


하늘엔 비가 그치고

여명은 동녁을 밀며

늦은 봄 햇살은 창문을 두드리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철이른 비발디의 사계 중 가을

경쾌함에 머리 한번 흔들고

내려다본 옆자리

약한 코를 골며 

아직도 깊은잠에 빠진 여인

짙은 숲으로 향한 발코니 

살짜기 문을 열고 내딛은 한발

신선한 찬바람이 얼굴을 덮친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뱀 같은 동물들의 침입, 맘껏 물을 쓰지 못하는 불편함 같은 이유들로 야외생활을 피하는 제 삶이 참 단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명 속 햇빛이 문 두드리는 시간에 차 한잔 ...

    잘 다녀 오셨습니다.

  • 석정헌글쓴이
    2022.4.30 12:09 댓글추천 0비추천 0

    몇년전 가본 겨울 하이랜드가 너무 좋아  늦은봄 다시 가보았네요

    체르키도....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69 짧은 노루꼬리를 원망하다2 2017.04.04 45
368 마음과 나이 그리고 망각 2017.04.17 37
367 빈잔1 2017.04.19 35
366 대통령과 47인의 낭인2 2017.04.21 67
365 경적 소리2 2017.04.27 35
364 부처님과 수박1 2017.05.03 32
363 비웃음 2017.05.09 1842
362 더위2 2017.05.12 34
361 사주팔자 2017.05.13 32
360 악어 같은1 2017.05.22 31
359 지독한 사랑 2017.05.30 27
358 거울 2017.05.31 32
357 Lake Lanier 2017.06.09 28
356 창녀2 2017.06.14 104
355 6월말2 2017.06.19 42
354 *14시간46분2 2017.06.21 58
353 우리 엄마들 2017.06.22 164
352 아내5 2017.06.27 42
351 아직도 2017.06.29 31
350 사냥터 일기2 2017.07.05 53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