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메밀꽃

석정헌2015.09.01 09:22조회 수 21댓글 1

    • 글자 크기



     메밀꽃 


         석정헌


전생이 아마 바람이던 게야

들찔레처럼

쑥대밭처럼 살다

다시 찾은 봉평장

둥근 보름달에 내린

하얀 메밀꽃

아무 것도 받아 들일게 없는 꽃들은

연인의 손길에 옷을 벗고

마냥 흔들릴 뿐이다


고삐 잡은 허생원

가는 길을 바라보며

물방앗간을 그린다

나귀 방울 소리에 놀라

밤마실 나온 까투리 후두둑 날고

상념을 털어낸 허생원 눈앞이 침침하다


얼마나 큰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그리운 마음이 아득하기만한 가슴

짓무른 눈에 흔들리는 

하얀메밀꽃

그날의 물방앗간

멀리 보이는 늙은 소나무

하얀 달빛에 가지도 휘겠구나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마치 소설책을 다시 읽는 것처럼

    실감나는 작품입니다.


    예전에 누군가가 '닥터 지바고' 영화를 보고

    시를 썼던 데...

    영화의 감동이 새롭게 전해 지더라구요.


    소설을 소재로도

    이렇게 담담하고 아름다운 작품이 나오네요

    한국적인 정서가

    뚝뚝 떨어지는 ...'2015 작품집에 수록되길 강추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69 지난해 2015.04.09 9
768 죽으리라 2015.04.16 13
767 죽순 2015.03.22 11
766 주저앉고 싶다 2018.11.02 37
765 좋은 계절은 왔는데 2015.08.15 16
764 존재하지않는 방향 2016.03.14 31
763 제 몸을 태우다 2015.11.13 49
762 정상에서의 시편 2020.07.19 28
761 정상 2019.11.02 309
760 정상 2016.11.02 181
759 절규 2015.04.29 12
758 전등사 2020.09.19 34
757 저물어 가는 생 2015.03.28 7
756 저무는 역에서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며2 2015.12.29 49
755 저무는 세월 2018.06.14 34
754 저무는 길2 2020.03.30 36
753 장미가시에 찔리다 2015.03.09 90
752 잡초와 노숙자 그리고 2019.01.19 26
751 잠자리와 코스모스 그리고 여인 2017.08.14 57
750 잠을 청한다2 2017.09.16 43
이전 1 ... 4 5 6 7 8 9 10 11 12 13...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