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비오는 아침

송정희2020.02.12 08:11조회 수 24댓글 0

    • 글자 크기

비오는 아침

 

겨울비가 장마처럼 내린다 낮에도 밤에도

슬픈사람 울기좋은 날씨

새벽녘에 깨어 듣는 빗소리도 나쁘지 않다

몇일을 더 내린다는 일기예보

이게 겨울비가 아니라 봄비일까

그래 그런게야

꽃나무에 봉우리를 키우고 과일나무에 싹을 틔우고

모든 새싹들을 틔우려는게지

아버지 돌아가시고 눈이 짖무르게 우신 나의 노모의 얼굴같은 하늘이

낮게 내려와있는 아침

잠시 비가 그쳤는지 사방이 조용하고 시계초침 소리 뿐이다

비닐우산을 쓰고 학교에서 돌아오다 바람이 우산에 뒤집혀

깔깔대던 어린내가 저멀리서 달려온다

뒤집혀진 우산을 들고 노란장화를 신고 집옆 웅덩이의 물을

찰박거리며 여전히 깔깔댄다

그런 눈웃음 이쁜 어린 내가 내게로 뛰어온다

빈 허공을 와락 안는다

어느새 이렇게 늙었냐고 내게 묻는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36 오늘의 소확행(10월24일)1 2019.10.29 23
935 무상 2019.10.24 22
934 상강이다 오늘이 2019.10.24 8
933 아아1 2019.10.22 22
932 오늘의 소확행(10월 18일) 2019.10.19 15
931 사랑은 있다 2019.10.19 21
930 한걸음씩1 2019.10.18 18
929 어머나 44*F 2019.10.17 19
928 가을 무상 2019.10.16 10
927 비온뒤 가을 2019.10.16 12
926 저녁 일곱시 반 2019.10.11 15
925 가을가뭄 2019.10.11 15
924 황혼에 시작한 그림공부 2019.10.11 21
923 녀석들과의 산책 2019.10.04 18
922 오늘의 소확행(10월1일) 2019.10.04 16
921 시월이다1 2019.10.04 19
920 건망증 2019.10.01 26
919 산책길의 하늘 2019.09.27 14
918 9월을 보내며2 2019.09.26 25
917 작은 들꽃 2019.09.24 13
이전 1 ... 4 5 6 7 8 9 10 11 12 13...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