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겨울 뎐

송정희2020.01.29 06:46조회 수 18댓글 1

    • 글자 크기

겨울 뎐

 

꽃피고 지는 봄은 소녀

온통 이글거리는 태양볕의 여름은 농염한 녀자

나무가 제살을 뜯어내는 가을은 갱년기 아줌마

새초롬히 나 째려보는 겨울은 나의 그녀이다

 

느닷없이 나직히 날 위해 휘파람을 불어 짧은 내 머리칼을 날리기도하고

가는 눈 흘겨 나를 추위로 위협하기도 하는 나의 그녀는

한 겨울도 가끔은 따듯하게 보낼 수 있는 이유이다

 

한밤엔 공기중의 모든 수분을 얼려 된서리를 만들고

한낮엔 아무일 없었다는듯 천연덕스럽게 또 사랑스러운 그녀

춘향이가 칼 쓰고 앉아 기다렸을 도련님처럼

봄소녀가 그렇게 사뿐히 올때까지

난 새초롬하고 도도한 나의 그녀와 밀당을 할것이다

 

낮잠을 자는 작은 카우치 위에 올라와 함께 낮잠도 자고

영화를 보는 나만의 시간속에 끼어들어 그 차가운 입김을 불어

내 옆구리를 시리게도 하는 그녀

어두운 새벽시간

그녀는 나의 창밖에서 날 들여다보고있다

어디 아픈데는 없나하고 걱정을 하는듯하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난롯가에서 보는 한편의 모노드라마네요.

    계절마다 나름의 풍취가 있지만

    겨울은 분주하던 자신을 쉬게 하는 침잠이 있어 좋아해요.


    어두운 새벽

    '어둠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그녀'


    그로테스크한 전율이 있어 짜릿합니다.

    즐감!!!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56 막내의 연애 2019.03.13 12
155 오늘의 소확행(7월17일) 2019.07.18 19
154 비온 뒤의 아침 2019.08.14 14
153 산행 (1) 2016.10.10 17
152 멀찌감치 2016.11.15 27
151 들깻잎 새싹 2017.03.03 52
150 옥반지 2017.05.20 22
149 산책을 마치고 2018.10.23 6
148 오늘의 소확행(11월 26일) 2018.11.27 14
147 오래된 연가 2019.01.27 18
146 2019.03.13 26
145 우리들의 잔치 2016.11.15 74
144 우울한 아침 2017.03.03 21
143 친구야 2017.05.21 17
142 식탁위의 장미 2018.10.23 10
141 비온뒤 가을 2019.10.16 12
140 LA휫니스의 아침풍경 2018.02.21 10
139 가을 무상 2019.10.16 10
138 노모 2019.01.14 12
137 무지개 너머에 2019.08.14 10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