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의 끝을 잡고
눈대신 비가 오니 가을이라 믿고 겨울을 슬프게 한다
슬픈 눈을 한 빈하늘은 게으르게 흐르고
구르던 낙엽은 길 모퉁이에 박혀 썩어간다
휘리리링 휘파람을 부는 가을은
내집 모서리에 머물며 가기 싫어한다
나도 보내기 싫어 겨울을 막고 서있다
빼꼼 열린 현관문으로 겨울이 잽싸게 들어가
나의 식탁에 앉았다
시리게 하얀 얼굴의 겨울이 나의 크리스마스 선인장꽃과 인사를 한다
작은 화분 가둑 핀 선인장꽃이 격하게 반긴다
나는 붙들고있던 가을을 보내주고 집안으로 들어온다
갈것은 가고 올것은 오고
난 일년 더 늙은게 아니고 성숙한것이라 믿는다
맛이 잘든 김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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