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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녀석들과의 산책

송정희2019.10.04 07:24조회 수 2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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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과의 산책

 

아직 어둠이 남아있는 시간 아침7

포롱이와 까미를 데리고 산책을 시작한다

잠이 덜 깬 까미는 질질 끌려오고

늘 모든게 신기한 포롱인 앞서 우리를 끌고 가고

우리집 반대편 쿨데섹 끝에 있는 집앞에 할로윈 오렌지빛 풍선을

엄청 큰걸 장식해 놓았다 어제까지 없던 물건이다

앞서가던 포롱이가 놀래 헉하고 움찔 선다

뒤따라 끌려오던 까미도 그 요상한 물건을 보더니

끙끙거리며 무서워 죽는다

 하긴 나도 놀랄만한 사이즈다

결국 놀란 까미는 그 자리에서 똥을 싸고서야 겨우 그자리를 지나왔다

덕분에 난 똥봉지를 들고 한시간을 걸어야했다

에고

산책나온 다른 강아지들을 만났다

서로에게로 다가가려고 미친듯 몸부림을 치며 짖는 상대방 강아지 셋과

나의 두마리

동네가 떠들석하도록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야 진정들을 한다

이젠 걷는 코스도 모두 익힌 포롱이와 까미는 저들이 알아서 집쪽으로 걷는다

집집마다 노란 국화가 한창이다

서너시간같은 한시간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온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물티슈로 녀석들의 발을 닦고

간식을 주고 케이지에 넣는다

그냥 저들끼리 집안에 오래 있으면 카핏을 물어 뜯고 카우치를 긁어서

오래둘땐 케이지에 넣는다

간식으로 유인해 케이지에 넣고나면 나의 임무는 여기까지

산책을 다녀오면 녀석들이 낮잠도 잘 자고 얌전해져서 딸과 사위가 좋아라한다

그 적은 일이라도 바쁜 그애들을 도울 수 있는것도 감사할 조건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아침저녁 두번 산책을 한날 밤엔 죽은듯 잘 잔단다

녀석들에게도 내게도 만만치않은 산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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