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시에 대하여

송정희2019.08.05 07:23조회 수 19댓글 1

    • 글자 크기

시에 대해

 

그 예날 헤르만헷세는

시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내가 감히 시를 흉내내며 사느것이 옳은가 싶은 요즘

밤새 오락가락 내린 비는 충혈된 붉은 눈을 울타리 너머

무성한 나무숲 옆구리에 뜨고

아직도 뜨억뜨억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있다

이층에서 홈통을 타고 내려오는 빗물이 돌돌돌 노래를 하고

쓰레기 수거차량이 승전차량마냥 쌩쌩 동네를 누비는

월요일 이른 아침

책상위엔 꺽꽂이를 해놓은 화초가

유리병안에서 실낫같은 뿌리를 방사선 모양으로 키우고

조만간 그 유리병이 터질 수도 있을정도로

맹렬히 자라고 있다

저 식물은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대는 날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시라는걸 써보겠다고 책상앞은 지키고 있는 내가 한심해 보일까

어떤 글로도 저 식물의 아람다움을 표현하기가 힘들다

짙은 녹색의 크고 작은 잎들

물속의 실타래같은 흰 뿌리들

살겠다는 생명감이 내 책상에 가득 번진다

    • 글자 크기
시우야 시래기를 삶으며

댓글 달기

댓글 1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576 쑥개떡 2017.05.03 17
575 싱숭생숭2 2020.02.06 31
574 십년뒤에도1 2020.02.02 25
573 심심한 하루 2018.09.12 8
572 실수 2017.04.18 15
571 식탁의 풍경 2018.03.14 11
570 식탁위의 장미 2018.10.23 10
569 시절인연 2019.05.30 12
568 시월이다1 2019.10.04 19
567 시월이 남긴 것들 2019.11.01 30
566 시월의 마지막 날 2019.10.31 23
565 시우야 2018.06.20 15
시에 대하여1 2019.08.05 19
563 시래기를 삶으며 2019.02.16 15
562 시간이 흐르면 2019.12.23 12
561 시간의 미학 2018.05.07 9
560 시간들, 나에게 주어진1 2017.04.26 17
559 슬픈 자화상 2018.10.02 7
558 스와니 야외 공연장의 풍경1 2017.05.27 21
557 스와니 야외 공연을 마치고2 2018.05.28 19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