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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내 어머니 김남순씨

송정희2019.05.12 07:19조회 수 3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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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김남순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갖고 계시구요

꽃을 보시면 어디서든 발을 멈추시고 들여다 보시죠

넌 어쩌면 그렇게 곱니하시면서요

식사는 새모이만큼 드세요

아버지가 바람 피워 여러번 살림을 차려 나가 계실 때 막걸리를 배우셔서

친구분들과 신세한탄을 하실때  드시곤 하셨지요

치매에 술이 적이라는 자식들의 잔소리에

그나마 이젠 거의 안 드시지만요

둘째 손녀딸 결혼식때 미국 오셨을때

아픈 이를 나의 단골 치과에서 모두 뽑으시고 틀니를 하셨죠

그래서 뚜걱뚜걱 식사를 하십니다

자는둣 죽는게 이제 남은 소원이시랍니다

못난 이 딸이 세상에서 제일인줄 아시는 유일한 지구인

무뚝뚝하고 이기적인 남편 만나 고생하시고

그와 똑 닮은 자식을 셋 낳아 또 고생하셨죠

어려운 살림에 병약한 큰 딸 뒷수발 하시면서도

제가 하고싶다는 것 제가 갖고 싶다는것 모두 들어주신

나의 엄마 김남순 여사님

제가 죽어도 그 은혜 못갚습니다

제 눈물같은 비가 오는 어머니날입니다

엄마 김남순 엄마

떼끼 죽는단 얘기하면 혼나요

지금처럼만 오래 사세요

내년쯤 비행기표 보내드리면

저와 손주들 보러 오셔야죠

더 아프지 마시고 식사도 조금씩만 더 드세요

행복한 기억들만 붙들고 사세요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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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옷장속의 가을 이웃집 여자들 (by 송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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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전 3년 전에 92세의 어머님을 보내드렸는데

    어머니와 소소한 사랑을 나누시며

    감사함을 드리는 효심이 부럽습니다

    어머님에 평안을 더불어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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