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시래기를 삶으며

송정희2019.02.16 08:30조회 수 15댓글 0

    • 글자 크기

시래기를 삶으며

 

다음주 화요알이 정월대보름

물에 불려 놓은 시래기를 하루종일 삶는다

주방에서 제 할머니의 냄새가 난다

보고싶은 나의 권영숙할머니

친할머니는 아니시다

할마버지가 미남이시다보니 둘째 할머니 후훗

일본에서 기생을 하셨단다

종종 흥이 나시면 일본노래와 춤을 추셨다

간드러진 목소리에 선이 고왔던 춤사위

어린눈에도 예사롭지 않던 할머니의 춤과 노래

자식도 없이 조카딸만 한분 있었다

날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셨었다

결국엔 폐결핵으로 쓸쓸하게 조카딸집에서 돌아가셨다

그래서 지금도 눈에 밟히는 나의 권영숙할머니

꿈에라도 보고싶네요 할머니

아프실때 찾아뵙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하세요 제가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네요

할머니가 해주신 시래기 볶음 지금도 먹고싶어서 만들면

그때 그 맛이 안나네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36 옆집마당의 수선화 2018.03.03 10
735 뽕나무 순 2018.03.03 15
734 반숙과 물김치와 꽃 2018.03.04 10
733 토롱라 2018.03.05 10
732 이면수 구이 2018.03.05 10
731 오늘은 흐림 2018.03.05 12
730 양치기의 주머니 2018.03.05 15
729 이른아침 봄비 2018.03.06 18
728 친구 생일상 2018.03.07 18
727 알렉스를 추억하다(1)2 2018.03.09 30
726 알렉스를 추억하다(2) 2018.03.12 16
725 꽃샘추위 2018.03.12 11
724 올봄엔1 2018.03.12 16
723 알렉스를 추억하다(3) 2018.03.13 21
722 뽀그리 2018.03.13 12
721 뽀그리를 하고 2018.03.14 14
720 식탁의 풍경 2018.03.14 11
719 이별의 습작 2018.03.15 54
718 아이비 햇빛 쪼이기 2018.03.15 62
717 막내2 2018.03.18 15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