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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퍼머를 하고

송정희2019.01.21 13:15조회 수 1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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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머를 하고

 

수년전부터 단골로 다녀 내 머리를 손질해 주는 미용사

그분의 삶도 순탄치는 않더라

몇번을 망하고 지금은 부스하나 임대해서

조수도 없이 혼자 일하신다

육십이 훨씬 넘었어도 날씬하고 곱다

보자마자 이제 걷기 시작하는 손주 자랑에 난  혼이 쏙 빠진다

내 머리칼을 짧게 자르고 퍼머 마는 롤로 흑인여자머리처럼 돌돌 만다

작은 공간에 둘만 있으니 자연스레 속 애기를 한다

아직도 식욕이 없다하니 내 머리 다 말면

잠시 집에 갔다온다 하신다

식욕 돋우는 음식을 가져오신다며

산삼,더덕,도라지를 꿀에 재운건데 식욕 돌아오는데 직빵이라면서

거절할 사이도 없이 금세 온다며 나가신다

정말 15분 만에 돌아 오셨다

베트남 며느리가 친정에서 직접 채취한 꿀에 잘게 다짐 산삼,더덕,도라지를 섞은 작은 병을

병째 들고오셨다

일주일은 넉넉히 먹을 수있는 분량이라며

커피포트에 당장 물을 끓여 한잔 타주신다

꿀이 들었는데도 다른 맛이 워낙 강해 달지 않은 느낌이었다

평생 산삼이라는걸 먹어보지 못했는데 이게 뭔 호강일까요

내가 마시는 동안 그분은 스팀해온 양배추,당근,토마토를 작은 믹서기에 간다

마지막에 사과와 바나나를 넣고 한번 더 간다

난 내 음료를 다 마시고 그 스무디도 얻어 마신다

엉겹결에 보약을 두 사발이나 마셨다

머리를 하러 온건지 보양식을 먹으러 온건지,,,,,,,

그냥 고맙고 감사한 뿐이다 효과와 상관없이

머리하러 갈때마다 약식.샌드위치, 구운 감자를 가져다 드렸었다

혼자 점심드시는게 걸려서

그게 고마우셨단다

오늘은 내가 대접을 받는다

제발 이것 마시고 식욕이 돌아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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