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외삼촌

송정희2018.06.13 14:29조회 수 16댓글 0

    • 글자 크기

외삼촌

 

여름방학이면 우리집에 오셨던 외삼촌

내 팔을 잡고 비행기 태운다며 빙그르르 돌면 하늘은 나는듯 조금 어지러우며

 기분이 삼삼하던 시절

이젠 그 외삼촌이 머리 하얀 노인이시다

지금도 개구지게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 세상에 몇 안되는 분중의 한분이 되셨다

어린 내게 별별 장난스런 행동을 하셔서

누나인 내 엄마에게 혼도 많이 났던 외삼촌

사팔뜨기 만는다고 검지를 세워 내 눈동자를 모으게 하시고

매운 고추를 몰래 내게 먹여 날 울게 만들고

귀에다 큰소리로 내 이름을 고함쳐 내가 놀라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배꼽잡고 웃으시던 냐의 외삼촌

잘생긴 외모로 바람깨나 피우셔서 외숙모님 속도 지지리도 썩이신 외삼촌

외할머니가 아들을 못 낳으셔서 밖에서 나아 데리고 들어온 외삼촌이지만 이모 두분과 엄마는 그 외삼촌과 너무 각별히 친하시다

심성이 모두 고운 네남매분들

다시 어려진다면 외삼촌 팔에 매달려 타고 싶은 그 비행기 놀이

가끔은 방안에서 날 날려 이불위로 메다꽃기도 일쑤

그러다 엄마에게 걸리면 등짝 맞으며 혼나던 나의 외삼촌

외삼촌, 그런 내가 이제 노인이 되네요

건강하시고 꼭 미국 한번 오세요, 외숙모와

이제는 날 비행기 놀이 못해주시겠죠?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96 손편지1 2017.04.24 18
695 콘서트가 끝나고 2017.04.10 18
694 부추씨앗3 2017.03.24 18
693 지은이와의 점심 2017.02.25 18
692 욕심 2017.02.17 18
691 수필: 가려진 시간 속으로의 여행 2016.11.30 18
690 산행 (9) 2016.10.20 18
689 아침산책 2016.10.10 18
688 2월이 부쳐 2020.02.02 17
687 한시간 2020.01.30 17
686 포롱이의 시선 2020.01.10 17
685 외로운 밤에 2020.01.08 17
684 9 2019.12.28 17
683 김밥싸는 아침 2019.12.20 17
682 도토리묵 2019.11.17 17
681 아아1 2019.10.22 17
680 녀석들과의 산책 2019.10.04 17
679 나의 아침 2019.09.24 17
678 멀고도 가까은 사이 2019.09.10 17
677 9월 초입의 날씨 2019.09.05 17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