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왕지렁이

송정희2018.05.07 07:24조회 수 6댓글 0

    • 글자 크기

왕지렁이

 

비가 이틀 내내 오고나서

차고 앞 드라이브웨이에 큰지렁이 한마리가

빗물이 흥건한 시멘트 바닥을 꿈틀대며 간다

밟을까봐 난 피해 걷는다

오늘 보니 바짝말라 어제까지 살아있었다는게 의심이 될정도의 형태

 

놈은 호기심이 많았을까

고향인 땅을 비집고 나와 겨우 하루 살았다

그 하루동안 점점 물기가 말라가는 시멘트 바닥위에서

뭘했을가

 

지렁이도 생각이라는걸 했을가

빗자루로 밀어 축축한 땅밑으로 파묻어 준다

놈도 잠깐 생명이라는걸 가졌을텐데 싶어서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능력도 있을텐데

맘이 편칠않는 하루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96 레몬수 한잔 2017.03.03 26
295 랭보와 베를렌 2019.08.24 45
294 라클레시아 2017.05.29 44
293 라벤더2 2018.03.18 15
292 라면 칼국수 2019.08.04 10
291 뜨거웠던 나에게 2018.07.20 8
290 뚝배기잔에 마시는 커피1 2019.05.03 29
289 뚝딱 식혜 2018.09.12 13
288 또다른 세상 2017.03.28 15
287 또 한해를 보내며 2019.12.19 20
286 또 하루1 2017.04.06 17
285 또 오늘1 2017.05.09 28
284 또 비 2020.02.26 18
283 또 봄비 2018.02.25 14
282 땅콩국수 2016.10.27 82
281 따라쟁이 2018.10.03 8
280 따라쟁이 2018.10.03 17
279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129
278 등나무꽃1 2018.04.13 20
277 들깻잎 새싹 2017.03.03 53
이전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