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왕지렁이

송정희2018.05.07 07:24조회 수 13댓글 0

    • 글자 크기

왕지렁이

 

비가 이틀 내내 오고나서

차고 앞 드라이브웨이에 큰지렁이 한마리가

빗물이 흥건한 시멘트 바닥을 꿈틀대며 간다

밟을까봐 난 피해 걷는다

오늘 보니 바짝말라 어제까지 살아있었다는게 의심이 될정도의 형태

 

놈은 호기심이 많았을까

고향인 땅을 비집고 나와 겨우 하루 살았다

그 하루동안 점점 물기가 말라가는 시멘트 바닥위에서

뭘했을가

 

지렁이도 생각이라는걸 했을가

빗자루로 밀어 축축한 땅밑으로 파묻어 준다

놈도 잠깐 생명이라는걸 가졌을텐데 싶어서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능력도 있을텐데

맘이 편칠않는 하루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96 깊어가는 겨울 2019.01.22 13
395 노모께 보낸 소포 2019.03.24 23
394 욕심 2017.02.17 23
393 내안의 블루 2018.11.21 11
392 어제 그리고 오늘 2019.11.13 19
391 하루의 끝 2018.04.13 540
390 오늘의 소확행(11월19일) 2018.11.21 13
389 여름소나기가 주는 환상 2019.06.21 20
388 김선생님 2018.08.26 12
387 피터에게 쓰는 편지 2018.11.21 22
386 머물던 자리 2019.06.22 24
385 사돈의 안부문자 2019.11.13 27
384 9월이 오는 길목에서 2018.08.26 17
383 아쉬움 2019.07.15 30
382 노동자날의 놀이터 2019.09.03 25
381 보키쌤 2020.01.30 27
380 한시간 2020.01.30 27
379 부정맥 (14) 2016.11.01 14
378 오늘의 소확행(8월 26일) 2018.08.27 74
377 욕심 2019.11.17 19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