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전기장판

송정희2018.02.23 09:21조회 수 10댓글 0

    • 글자 크기

전기장판

 

겨우내 깔려있던 전기장판을 걷어냈다.

한국으로 돌아가신 엄마의 잃어버린 안경도 찾았다, 침대구석애서.

불편하실텐데. 얼른 부쳐드려야겠다.

치매가 시작되신 엄마는 하루종일 집안을 뱅뱅 도시며

방금전 두신 물건을 찾으셨다.

손목시계,안경,바늘,휴대폰,약통,핸드크림,립밤,등등

최근의 것들은 기억 못하시고 오래전 일들만 기억하신다.

다시 엄마가 날 보러 오시는 그 겨울에야 다시 이 장판은 침대에 깔릴것이다.

혼자서 이 넓은 전기장판을 쓸일은 없을테니....

엄마, 건강히 계시다 다시 오세요.

따듯한 침대에 함게 누워 또 이런저런 얘기로 배를 잡고 웃으며,

엄마가 좋아하시는 키큰 향나무도 보게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36 시월이 남긴 것들 2019.11.01 21
935 식탁의 풍경 2018.03.14 8
934 명지와의 수다 2018.09.27 9
933 아름다운 이름 봄 2019.04.25 16
932 이별의 습작 2018.03.15 53
931 사는 이유 2019.04.26 16
930 꿈속에서 2020.01.06 16
929 530 2017.04.11 19
928 돼지 간 2018.09.27 8
927 이쁜 강사 린다 2019.02.05 13
926 수필: 수영장의 풍경 2016.11.30 12
925 아이비 햇빛 쪼이기 2018.03.15 57
924 나또 비빔밥 2019.02.05 9
923 약을 담으며 2019.04.26 11
922 수필: 가려진 시간 속으로의 여행 2016.11.30 15
921 사는것 2019.04.26 17
920 수필: 내 옷장속의 가을 2016.11.30 25
919 소란한 나의 정원 2017.04.01 13
918 반갑다 유월 2017.05.29 55
917 아침운동 2018.05.15 5
이전 1 ... 4 5 6 7 8 9 10 11 12 13...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