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괘씸한 알람

석정헌2017.11.23 08:01조회 수 46댓글 1

    • 글자 크기


        괘씸한 알람


              석정헌


사상 최대의 이용객이 몰려

혼잡하다고 연신 떠들어 되는 보도에

서둘려 도착한 공항 여유로운 시간 

출출한 배속을 달래기 위해

집어든 피자 한조각에 생수 한병 

10여불을 지불하고

딱딱하고 맛 없다고 투덜 되며

그 피자 다 먹고 오른 비행기

머리 몇번 끄떡 거리다 바라본 어두운 창밖

왼쪽 날개가 쓰윽 올라 가는 것을 보니

착륙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헤어진지 6개월도 안되었구만

무슨 60년 만에 만난 이산 가족 상봉하 듯

호들갑 떨며 끌어 안고 난리 치드니 

오는 내내 나는 무시하고 종알 재잘 거리든 모녀

집에 와서도 둘이 부엌에 들어가 킥킥 거린다

아마 나의 부당한 권력의 남용을 비판 하는 모양이다


혼자 물 한병 들고 올라와 TV 켜 놓고 멍하니 보다 든잠

휴일의 느긋함에 오랫만의 단잠  

빌어먹을 알람 소리에 깨어

울리는 알람을 원망하다

옆에서 색색 거리며 자고 있는 아내를 보니

갑짜기 얄미운 생각이 들어 약하게 고는 코를 비틀려다

커텐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여명에 비췬 주름진 얼굴

미안한 마음에 만감이 교차 하여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 보며 이 생각 저 생각하다

망년 모임 생각에 열이 버쩍 나서

임무를 충실히 행한

잠 깨운 알람에게 애꿋은 욕을 한다 

에이 XX 하며 속으로 중얼 거리며

내일의 알람을 해제한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69 잠자리와 코스모스 그리고 여인 2017.08.14 57
768 박꽃 2015.04.09 13
767 살아 간다는 것은 2015.11.20 20
766 폭염 2018.07.22 30
765 울음 2015.02.14 29
764 가을산 2015.09.14 13
763 여기는 아프리카 2023.08.26 18
762 우울의 가을 2017.09.07 25
761 헤피런너스 2018.07.22 34
760 오늘 아침 2019.01.11 36
759 어둠의 초상 2019.03.16 24
758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2015.02.14 45
757 마무리 2016.10.24 27
756 낮은 곳으로 2015.02.14 23
755 바람 2015.09.14 8
754 여인을 그리며 2015.02.14 35
753 비 온 뒤의 숲길 2018.09.09 34
752 고량주 2015.02.15 41
751 오늘만은. 아니다 2015.06.23 16
750 허무 2023.02.07 18
이전 1 ... 4 5 6 7 8 9 10 11 12 13...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