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음력 7월 17일 백로

석정헌2017.09.07 07:06조회 수 28댓글 2

    • 글자 크기


      음력 7월 17일 백로


                     석정헌


아직 여명은 

멀리서 다가오는 태양을

기다리는 신새벽

김 서리는 차 한잔

양손으로 감아 쥐고 

내다본 창밖

뒷마당 텃밭의 늦은 고추 이슬 맺히고

하얀 달빛에 군청색 하늘 벌써 높다


쌀쌀한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저질러버린 잘못의

부끄러움에 뒤로 숨은 달

가끔씩은 얼굴을 내밀지만

지난 일식의 무모함에

태양으로 부터 내린 질타와 형벌로

약간은 찌그러지고 질린 얼굴

창백 하도록 하얗다


    • 글자 크기
닭개장 이제 좀 살자

댓글 달기

댓글 2
  • 늦은 고추밭 이랑

    군청색 하늘이랑

    ...


    참으로 서정적이어서

    일상의 고단함이랑,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랑

    저절로 치유가 되는 듯하네요.


    요즘 달이 더욱 창백한 이유가

    지난 일식이후 달의 죄책감 때문이군요.

    햐!

    기가막힌 관찰과

    삶에 대한 선배님의 관조적인 태도에 감탄을 드립니다.


  • 석정헌글쓴이
    2017.9.7 09:54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직도 파란 고추에 달린 이슬

    하얀달은 소나무 뒤에 숨고 하늘은 높은 가을의 초입

    오늘이 백로 라네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49 추석2 2015.09.01 31
848 닭개장2 2016.06.26 47
음력 7월 17일 백로2 2017.09.07 28
846 이제 좀 살자2 2017.03.15 52
845 목련2 2015.12.15 38
844 호수2 2015.07.11 23
843 허무한 가을2 2017.11.06 32
842 가을 바람2 2019.09.25 25
841 계절은 어김없이2 2018.01.27 40
840 Tallulah Falls2 2018.11.05 49
839 하이랜드2 2022.04.30 25
838 술을 마신다2 2022.07.02 30
837 벚꽃2 2015.12.29 91
836 가을 그리고 후회2 2019.09.26 36
835 당신이나 나나2 2017.08.26 46
834 다시 7월이2 2016.07.01 34
833 잠을 청한다2 2017.09.16 43
832 벼락2 2018.07.21 55
831 그래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다2 2020.04.11 299
830 저무는 역에서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며2 2015.12.29 49
이전 1 2 3 4 5 6 7 8 9 10...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