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과
찬밥을 두꺼운 후라잉팬에 납작하게 눌러
누룽지를 만든다
집안에 고소하게 탄내가 날때쯤이면
이것이 다 만들어졌다는 신호
술좋아하던 지아비의 아침해장이었던 누룽지죽을
이젠 약때문에 헐어버린 내 위장을 위해 먹는다
다 먹으라고 윽박지르는 지아비도 없는데
난 한그릇 후딱 먹는다
육십이 다된 딸 밥 굶을까
아침 전화때마다 밥 꼭꼭 거르지 말고 먹으라시는
어머니의 당부를 떠올리며 혼자서도씩씩하게
꼭꼭 씹어 넘긴다
신김치와 꽈리고추에 멸치볶음을 반찬으로 먹으며
네 어머니 오늘도 잘 지낼께요
어머니도 다니실때 혹 넘어지지 마시고요
친구분들과 행복하게 오늘도 지내시구요
못난딸 맬맬 잘지내니까 걱정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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