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새 식탁

송정희2017.06.21 06:57조회 수 33댓글 2

    • 글자 크기

나의 새 식탁

 

님을 땅에 묻은건지

부정맥이 있는 아픈 내 가슴한켠에 묻은건지

매일 보이던 이가 안 보이는걸 보면

묻긴 묻었습니다

 

부정맥이란 놈 땜에 어지러운건지

조석으로 잔소리해댈 상대가 없어서 그런지

내가 조금씩 미쳐가는듯 했습니다

님을 보내고 한달만에 파트타임 일을 구해서

또 미친듯 일년을 일을 했습니다

 

밑이 아예 없는 독에 물을 붓듯

턱없이 모자라는 생활비

신호등 앞에 줄줄이 서있는 거지들이

죄가 많은 사람들이 아니구나 알았죠

 

어렵사리 달팽이집을 마련하고

난 아이들로부터 독립을 얻어냈습니다

이사온 다음해 내손으로 돈을 벌어

주방에 화강암으로 테이블을 만들고

 

그 다음해엔 주방벽에 타일을 붙였죠

또 그 다음해엔 거실 밖에 골마루를 만들어

큰 햇빛가리개 우산도 꽃았습니다

님의 산소에 찾아가 허풍을 섞어 자랑도 했어요

 

올여름엔 예쁜 통유리로된 식탁을 장만했습니다

오늘 이른 아침 배달이 와서

지금 이 글을 나의 새 식탁에서 쓰네요

님이 또 칭찬해주겠죠

참 잘했어요 하고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저도 찬사를 보냅니다

    생각만으로도 근사할 것 같은데요

    통유리 식탁!!!

  • 재미있게 살고있군요


    당연 그래야지요


    훌륭해요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차분하게 ...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11월 1일의 새벽 2019.11.01 23
1095 12월 2019.12.01 20
1094 2018 가을 정기연주회를 마치고 2018.11.13 16
1093 2018 문학회 출판기념식과 문학상 시상식을 마치고1 2018.11.21 22
1092 2019년 1월 월례회를 마치고2 2019.01.14 26
1091 2019년 나에게 2019.12.25 13
1090 2020년 1월 월례회를 마치고2 2020.01.12 75
1089 2020년 1월에 부쳐 2020.01.06 13
1088 2020년에게 하는 약속 2020.01.01 9
1087 25분과 35분의 차이 2017.05.11 20
1086 2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 2020.02.09 33
1085 2월 월례회를 마치고1 2018.02.19 28
1084 2월을 보내며 2020.03.02 27
1083 2월이 부쳐 2020.02.02 17
1082 3.251 2017.03.29 14
1081 3단짜리 조립식 책장1 2017.02.08 94
1080 4도의 차이1 2018.10.23 13
1079 4색 볼펜 2019.02.03 14
1078 4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1 2019.04.14 19
1077 4총사의 오곡밥 2019.02.23 15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