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손버릇

송정희2017.06.02 08:57조회 수 15댓글 0

    • 글자 크기

손버릇

 

여덟살이나 아홉살쯤의 겨울이었나보다

벽에 걸려있던 어머니의 오버 주머니에서

백원짜리 지폐를 꺼냈던 일이

그게 나의 첫번째 훔치지였다

 

이틀을 꼬박 어머니의 반응을 살펴도

어머닌 돈이 없어진걸 모르시는 눈치였다

그제서야 나는 그 돈을

큰길가에 있는 가게에서 쓰기 시작했다

 

큰돈을 가져온 나를

그 가게 아저씨는 약간 수상한듯이 보셨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평소 사고 싶은것들을 샀었다

 

동생들과 함께 방을 사용했던 나는

산 물건들을 감추는게 더 큰 일이었다

그래서 결국은 동생들에게 사온 과자를

나눠주고 입을 막아 버리기로 했다

 

그후로 나는더 대담해져서

아버지의 바지주머니도 뒤지고

삼촌의 잠바주머니도 뒤졌다

어느날 저녁 아버지가 우리 삼남매를 호출

 

난 떨리는 맘으로 이제 올게 왔구나

반 체념을 하고 있는데

바로 밑 남동생을 아버지께서

회초리로 종아리를 떄리시는게 아닌가

깜짝 놀랬었다

 

동생의 이실직고가 시작되는데

누나가 먼저 그랬단 말이야

결국 우리 셋은 단체로 종아리를 대청마루에서 맞고

동네가 다 알게 되었다

막내는 누나와 형 잘못둔 죄로 맞고

그렇게 몇개월간의 나의 손버릇은

파국을 맞았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76 뒷마당의 아침1 2018.12.11 21
275 뒷마당에서 외치다 2019.05.03 19
274 뒷마당서 또 외치다 2019.05.30 15
273 뒷뜰의 새와 나 2017.06.07 15
272 뒷뜰의 뽕나무 2017.04.04 20
271 뒤척이던 밤이 지나고 2017.08.23 23
270 두통 2019.05.07 16
269 두번째 요가 클래스 2018.09.13 13
268 두달 2019.03.06 13
267 두껍아 두껍아1 2017.08.31 23
266 된서리 2020.01.22 16
265 돼지 간 2018.09.27 10
264 동트는 풀장 2017.05.17 11
263 동내산책 2019.09.05 18
262 돌나물꽃 2019.05.07 14
261 돌나물 물김치 2018.02.27 10
260 도토리묵 2019.11.17 17
259 도시락1 2017.04.27 23
258 도서관 (2) 2016.10.20 9
257 도서관 (1) 2016.10.20 11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