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이꽃 3탄

송정희2017.05.23 07:30조회 수 21댓글 1

    • 글자 크기

오이꽃 3

 

키큰 원통지지대 끝까지 자란 오이모종들

나는 벌써 다섯개째 오이를 땄다

첫번째 오이는 첫수확한 농부처럼

찬밥에 고추장 찍어 점심으로 먹고

 

두번째 오이는 평소 존경하는 선생님께 선물로 드렸다

어디에나 흔한 오이지만

척박한 나의 정원겸 텃밭에서

서투른 농부의 손길에서 자란 오이이기에

 

세번째 오이는 금요일 데이트하러 온

막내 희정이와 간식으로 먹었다

희정이가 토해 놓는 수많은 감탄사가

오이맛 보다 좋은 나느 정말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네번째 오이는 어제 파트타임 일 나갈 때

도시락 반찬으로 가져가서

점심시간에 뚝뚝 썰어 고추장에 푹 찍는다

몇시간 전에 딴 오이의 떫은 맛이

남은 오후의 긴 시간을 행복하게 해 주고

 

다섯번째 오이는 둘째 지은이 주려고

냉장고에 보관중이다

오이는 계속 꽃을 피우고

꽃마다 작은 오이들을 달고 있다

나의 오월은 오이꽃과 함께

행복하게 유월로 가는중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우리집 큰화분에 2주 전 옮겨 놓은 물이 두 그루

    파란 잎이 제법 싱싱하게 손바닥 크기로 자랐네요

    언제 물이를 먹을런지.......

    경상도 사람들은 오이를 물이라고도 한답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힘들다1 2018.07.07 17
1095 희정이 생일파티 2019.10.29 23
1094 흑백사진속의 우리 삼남매 2017.04.18 13
1093 휴식 2018.09.26 5
1092 휫니스의 풍경1 2018.06.20 21
1091 후회 되는 일1 2017.01.31 13
1090 후회 2018.02.28 12
1089 후회 2019.11.27 47
1088 회한 2017.04.18 10
1087 회복 2020.02.18 20
1086 황혼에 시작한 그림공부 2019.10.11 21
1085 황치열이 기분 안좋을까요 2017.05.24 14
1084 화해 2019.12.22 16
1083 화초들의 죽음2 2018.01.05 20
1082 화분의 위치를 바꾸는 아침 2019.08.29 12
1081 화분갈이1 2017.03.14 21
1080 혼자 먹는 스파게티 2019.08.18 19
1079 혼밥1 2018.08.02 17
1078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 2019.02.16 94
1077 호주의 포도밟기 축제 2017.05.17 2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