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월의 신부

송정희2017.05.14 07:13조회 수 15댓글 1

    • 글자 크기

오월의 신부

 

순백의 목련이 지고

땅에 떨어진 목련꽃잎이 다 시들 때쯤

목련꽃보다 더 흰옷으로 나를 감싸고

해처럼 웃고있던 당신에게로 갔습니다

 

한번도 가본적 없는 아내의 길 엄마의 길을

당신 손을 잡고 한걸음씩 또 한걸음씩 내딛었죠

마냥 아름답고 행복하리라곤 생각치 않았습니다

손에 든 신부의 꽃도 때가 되면 시들테니까요

 

잡은 손을 통해 내게 오는 당신의 온기

그냥 그 따스함만이 필요했었어요

그 잡은 손 놓지않고 있으면

어둠속도 두렵지 않을테니까요

 

그래요 그때 나는 오월의 신부였죠

그 후로도 내가 입었던 그날의 옷같은 목련이

수십번 피고 지고

더이상 당신의 손을 통해

온기가 내게 오지는 않네요

 

나 홀로 귀밑에 흰머리가 늘어가고

나 홀로 식탁에서 밥을 먹지만

지나온 시간속에서 그 추억속에서

당신의 웃음과 온기를 느껴요

 

또 오월이 왔네요

내가 해보고 싶은게 있는데 말해 볼까요

우리나이 되어서 다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

사실 부럽거든요

괜챦아요

우리 나중에 아주 나중에 그때 해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너무 일찍 손을 놓쳤군요  안타까워요 

    그렇지만 매일 남편에게 말하듯하는 생활의 기록을 보며  

    놓은 손이 아니고 아직도 꼭 잡고 있는것이로구나 했어요 

    언제까지일까? ... .. 나중에 그분과 또 만날거라구요?? 

    훌륭한 글 항상 샘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76 간밤의 비 2019.07.13 15
275 삼십분간의 소나기 2019.07.14 13
274 7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4 2019.07.14 39
273 아쉬움 2019.07.15 30
272 쉼터 2019.07.16 17
271 선물 2019.07.18 166
270 새의 언어 2019.07.18 14
269 그 여름의 펌프물1 2019.07.18 26
268 그들의 세상 2019.07.18 15
267 오늘의 소확행(7월17일) 2019.07.18 20
266 2019.07.20 15
265 운동가는 길에 2019.07.20 19
264 놀스캐롤라이나에서의 밤 2019.07.23 16
263 집으로 오는 길 2019.07.24 19
262 아름다음이여1 2019.07.26 29
261 오늘의 소확행(7월26일) 2019.07.28 15
260 풀장의 동쪽 2019.07.30 18
259 나 오늘도 2019.07.30 20
258 오늘의 소확행(7월30일) 2019.07.31 12
257 칠월을 보내고 팔월을 만나다1 2019.08.01 23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