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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수다맨

송정희2017.05.12 07:59조회 수 1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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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수필)

 

다섯시 삼십분 알람을 끄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LA 휫니스로 간다.

이미 주차장은 꽤 많은 차들이 세워져있었다. 사물함에 소지품을 넣고 내가 애용하는 트레이드밀로 간다. 댜행히 비어있었다.

더 다행인것은 수다맨이 오늘 어쩐 일로 결석을 했네.

오십대중반 한국계 미국인으로 보이는 근육질 남자분. 약간 고수머리에 땅딸막한 다부진 몸매의 수다맨은 늘 새벽 다섯시쯤에서 일곱시쯤까지 운동을 하시는것 같다.

그즈음에 모이는 몇명은 모두 미국인.

수다맨은 단연 리더처럼 어떤 화제를 시작으로 운동 내내 얘기를 하는데 목소리가 무척 특이하고 톤이 높아 무려 이층에서도 간간이 들린다.

나는 운동하는 동안 전자책으로 독서를 하는데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판다고 급기야 수영할 때 귀에 물들어가지 않게 하는 귀마개를 구입했다.

몇십년 수영을  해도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귀마개를.

오늘은 수다맨의 결석으로 귀마개가 필요없이 운동을 하며 책을 읽었다. 얼마나 신나던지.

트레이드밀을 한시간 셋팅하고 거의 오십분이 지날때쯤에서야 전자책을 세워놓은 아래쪽에 안내문을 발견했다.

장애자 전용 로고와 함께 장애인이 우선 사용하는 장비이므로 일반인은 이층 장비를 사용하라는.

분명 전자책의 글씨보다도 훨씬 큰글씨인데 운동 시작 후 거의 한시간만에 읽게 된것이다. 분명 지난번 사용때는 없었던 안내문이었다.

마져 십분을 더 채워 계획한 운동량을 끝내면서 앞으로는 이층에서 운동을 해야겠구나 싶은 생각과 이제 수다맨의 방해없이 귀마개도 필요없게 되었다.

시원섭섭하다고 해야하나. 어쨋든 오늘은 수다맨의 쩌렁쩌렁한 웃음소리와 수다가 못내 궁금해지는 새벽이었다.

수다맨 전 이제 이층으로 갑니다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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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분과 35분의 차이 호박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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