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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25분과 35분의 차이

송정희2017.05.11 05:49조회 수 2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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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분과 35분의 차이

 

셋째 주환이를 낳고 배우기 시작한 수영

퇴근 후 수영강습은 당시 내 즐거움의 하나였어요

순조롭게 반년의 과정을 마치고도

일여년을 코치에게 더 훈련을 받았고요

 

물에 들어가면 기본 몸풀기 자유영 열바퀴

삼십대였던 내게는 그냥 장난같은 숫자였습니다

스무바퀴를 돌면 이십오분

그 숫자를 십년을 유지했습니다

 

사십대가 되며 스무바퀴의 속도는 오분이 늘어

삼십분이 되었네요

세월은 외모의 노화뿐 아니라

행동의 노화도 함께 오더군요

그래도 거뜬히 사십바퀴 이상을 수영하곤 했죠

 

오십대가 되며 스무바퀴의 속도는 일분씩 일분씩

늦춰져 결국 삼십오분이 되었습니다

놀랍거나 속상하지는 않네요

받아들이는 거죠

거부할 수가 없으니까요

 

어제밤에도 교회를 다녀오며

수영을 하러 갔죠

지난달부터 풀장 물속 벽에

밝은 전구를 달아 놓았더라구요

 

그 전구들을 지나며 수영할 때마다

물에 비치는 나의 실루엣

그냥 인어라고 할께요

육순 칠순에 모델을 하시는 분의 용기

나는 감히 인어가 되는 용기를 내봅니다

이십오분이 세월과 함께 삼십오분이 되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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