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또 오늘

송정희2017.05.09 07:34조회 수 28댓글 1

    • 글자 크기

또 오늘

 

파트타임 일하는 곳에서 직원 한명이 결근을 해

나머지 직원들이 만신창이가 된 어제

밤 열시가 지나서야 귀가해

죽은 듯 잔 어젯밤

 

새벽녘 졸린눈으로 창밖 여명을 봅니다

아 오늘도 살아있구나

저 키큰 향나무도 역시 살아있구나

지나가던 바람도 저도 살아있다고

내 창을 흔들고 가네요

 

조금 더 자볼까 눈을 감지만

궁금한것들이 많아 이내 일어납니다

에보니는 잘 잤는지

거실의 꽃들은 더 피고 졌는지

정원의 오이꽃은 더 피고 오이는 더 자랐는지

 

오늘은 인터넷상태가 좋지 않아

어머니와 카톡통화를 못하네요 가끔 그래요

어머니도 나도 또 하루를 잘 보내고

내일 목소리를 들어야겠네요

엄마 오늘도 잘 지내셨죠 편히 주무세요

 

유리컵에 꽂아놓은 미나리 줄기도

뿌리를 밤새 더 내렸고

오이꽃은 새로 피고 오이는 제법 오이모양이 되었군요

게발선인장은 한마디 더 자랐고

아기 레몬트리는 이제 나무 같습니다

 

그 모든것들에게도 또 오늘이

나와 내 어머니에게도 또 오늘이

내가 아는 모든이들에게도 또 오늘이 밝았네요

우리는 똑같은 오늘속에서

다른 생각과 다른 일들을 오늘도 하게 될테죠

 

밖에 지저귀는 새소리를 따라

에보닌 거실 큰 유리문에

사람처럼 뒷발로 서있네요 쳐다보느라

에보니에게도 또 오늘이 새로울겁니다

또 오늘이 내게 옴을 감사하며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정희씨 글은 아마도 내가 매번 일등으로 읽고 있을거에요  

    너무 글을 잘 써서 댓글 쓰는게 두려워요 

    남의 글을 읽으며 배우려하고 있어요  미안해요 양해 해요 

    그냥쓰면 작품이 되는군 허  참 ...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7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4 2019.07.14 34
1095 감사합니다4 2019.12.30 44
1094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26
1093 오늘의 소확행(4월19일)3 2020.04.19 55
1092 8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3 2019.08.11 32
1091 부추씨앗3 2017.03.24 18
1090 역전앞 지하다방에서3 2020.02.24 29
1089 6월 문학회 모임(이천 일십 칠년)3 2017.06.13 75
1088 나의 사라는(동생에게 바치는 시)3 2017.04.08 22
1087 비의 콘서트3 2020.02.05 34
1086 에스페란토2 2017.08.24 24
1085 가을이 오는 소리2 2017.08.09 36
1084 싱숭생숭2 2020.02.06 31
1083 치과에서2 2016.10.20 25
1082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127
1081 문학회 모임 (오월 이천일십칠년)2 2017.05.08 35
1080 허리통증2 2018.09.06 22
1079 막내2 2018.03.18 15
1078 9월을 보내며2 2019.09.26 25
1077 김 쌤 힘드셨죠2 2018.10.02 2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