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손편지

송정희2017.04.24 07:09조회 수 18댓글 1

    • 글자 크기

손편지

 

손편지를 써봅니다

세월의 큰산과 강과 바다뒤에 있는 그리운이에게

오랫만에 편지를 써보네요

잘 지냈냐고 별일 없냐고

 

어젠 종일 이곳엔 비가 왔었고

나의 고양이 에보닌 큰의자 밑에 숨에 종일 잤고

난 늘 하는 주일의 일상을 지내고

캘빈클라인의 빨간 원피스도 하나 샀다고

 

비 온뒤 늘 그렇듯이

오늘도 이른 아침에 덱에 놓아둔 빗물받이 통에서

빗물을 모으며 새소리를 듣네요

이른아침 바람이 조금은 춥게 느껴짐은

내가 미열이 있는까닭이겠죠

 

손편지를 써봅니다

세월의 넓은 평원과 크고 작은 계곡들 너머에

있는 이에게

잘 지냈냐고 별일 없냐고

그 그리운이는

마냥 세상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사춘기의 저입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도 사람인데

    위로는 주는 존재 또한 사람임을 느낍니다.

    사람이 두려워 자연에서 위안을 찾으려 하니

    갈증이 남더라구요.

    비록 지금은 곁에 없더라도 누군가를 가슴에 담고 있다면

    이또한 맘 아픈 행복이라면. 너무 쉽게 말하는 걸까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576 풍기역과 엄마 2018.08.25 16
575 할머니의 익모초 2018.08.13 16
574 조울증 2018.07.14 16
573 오늘의 소확행(6.15) 2018.06.16 16
572 외삼촌 2018.06.13 16
571 정갱이의 혹 2018.05.21 16
570 ASHLEY(애슐리)1 2018.03.22 16
569 올봄엔1 2018.03.12 16
568 알렉스를 추억하다(2) 2018.03.12 16
567 꽃병의 육손이 백합2 2018.02.21 16
566 고추씨 2018.02.19 16
565 어머니의 기억(4) 2018.01.05 16
564 가을 하늘 2017.10.16 16
563 아침일과 2017.08.21 16
562 밀리 할머니의 죽음 2017.05.28 16
561 수다맨 2017.05.12 16
560 어머니의 소포1 2017.04.21 16
559 어느 여배우의 죽음 2017.04.20 16
558 세상의 이치2 2017.04.14 16
557 할 수 없는 것들 2017.03.28 16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