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후에 내리는 비

송정희2017.04.19 16:31조회 수 15댓글 0

    • 글자 크기

오후에 내리는 비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바짝 마른 덱의 골마루위로

빗방울이 점점이 얼룩을 만든다

이내 골마루가 다 젖고

약간 파인곳에 빗물이 고여온다

 

연한 미나리와 상추잎이 비에 따귀를 맞는다

그래도 즐거운듯 빗줄기에 흔들린다

새들이 낮게 날며 쉴곳을 찾고

하늘은 검은그름이 뭉게뭉게 덮고있다

 

이렇게 짧은 봄이 가는 소리가 빗소리에 들린다

덜 핀 꽃잎을 떨구고

잎사귀엔 초록빛을 더하는 비가

저녁을 부르며 오후 내내 내린다

 

언제 들어온 파리 한마리가

빗속으로 다시 나가고 싶은지

소리내며 거실을 돌다 창가 유리에 붙어있다

나는 인정사정없이 파리채를 휘둘러

죽은 놈을 빗속으로 내던진다

 

소리도 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니

여전히 미나리와 상추는 내리는 빗물을 사랑하는중이다

이 비가 그치면 훌쩍 커있을

상추와 미나리 그리고 부추

빗줄기에 나의 졸음을 씻어보낸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96 나의 정원 2016.11.01 38
895 나의 정원 (2) 2016.10.27 8
894 나의 정원 (3) 2016.10.27 8
893 나의 정원 (4) 2016.10.27 7
892 나의 하루1 2020.01.12 35
891 나이가 든다는것을 느낄때1 2018.08.29 10
890 낙엽되는 작두콩잎들 2019.08.22 9
889 난 억울하오 2020.02.27 34
888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25
887 날씨 2019.01.17 16
886 낯 혼술1 2019.03.21 28
885 낯선곳의 아침 2019.06.09 20
884 내 거실의 해시계1 2017.04.04 13
883 내 눈의 조리개 2018.11.26 8
882 내 동생 명지 2016.10.27 13
881 내 동생 인숙 2017.01.18 17
880 내 어머니 김남순씨1 2019.05.12 32
879 내 옷장속의 가을 2016.11.30 54
878 내가 가진 기적 2018.10.31 12
877 내가 사는 세상은 2018.10.18 25
이전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55다음
첨부 (0)